레미콘업체, “가격 낮추려는 시공사의 괜한 품질 트집 잡기”
시공사, “춘천지역 건축자재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비싸”

춘천지역 아파트 시공사와 지역 레미콘회사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춘천시정부는 건설인협회 강원도회 및 춘천시회 임직원과의 간담회를 갖고 아파트 공사 등 대형 공사 현장에서는 지역 생산제품을 적극 사용토록 협의했다. 춘천지역 9개 레미콘업체 임직원도 춘천시를 방문해 각종 공사 현장에 지역 자재가 납품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대형 건설 현장소장들은 지역 생산제품을 쓰려고 해도 일부 품질저하에 따른 불만이 있는 만큼 관내 생산제품의 품질향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에둘러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정부는 레미콘업체와 공사감리자, 시공사가 함께 모여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건축은 시민의 목숨과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비용 때문에 품질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건축은 시민의 목숨과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비용 때문에 품질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먼저 시는 시공사의 사업승인을 할 때 가능한 한 지역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만큼 지역경기활성화를 위해 관내 자재를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레미콘업체 측은 공사감리자나 시공사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현장에서 간혹 나타나는 문제로 현장에 흔히 있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사감리자 측은 건축자재의 시험기준 자체가 느슨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시험기준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측은 특히 자갈이나 모래와 같은 골재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시공사와 지역 레미콘업체의 속내는 품질에 대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업체에서는 “시공사 측에서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괜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공사가 가장 흔하게 시빗거리로 내세우는 것이 품질에 대한 문제”라면서 “결국 가격을 인하하라는 압박”이라고 말했다. 시공사 측에서도 홍천지역과 춘천지역 레미콘업체가 골재를 채취하는 석산이 다르기는 하지만 품질의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홍천지역과 춘천지역 레미콘업체들이 단합이 너무 잘되어서인지 사실 다른 지역보다 너무 비싼 편”이 라며 불만을 털어냈다. 시에서도 “비용절감 때문에 시공사들이 터무니없이 품질에 대한 시비를 일으킨다며 지역 레미콘업체들의 호소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지역 레미콘 업체와 아파트 시공사, 춘천시 정부가 함께 만나 해결책을 찾으려 했지만 품질에 문제가 없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만 확인한 채 간담회가 끝나 별다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업자간 서로의 입장 차이가 워낙 분명해 앞으로도 쉽게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석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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