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환 (평화로운연구소장·붓글씨퍼포먼스 작가)
한창환 (평화로운연구소장·붓글씨퍼포먼스 작가)

NO WAR?

지금껏 평화의 슬로건으로 ‘NO WAR’가 곧 잘 사용되고 있다. 평화를 강력하게 어필하는듯한 문구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누구도 책임이 없다는 말처럼 주인공이 없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NO WAR’라는 이 말은 약자에게는 단순한 저항의 표현일 수 있고, 강자에게는 우월감을 갖게 할 수도 있다. 평화운동에 있어 무저항이나 비폭력도 비슷한 맥락일 때가 있다.

평화는 인류가 추구해야할 최상의 가치! 평화는 누가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먼저 내가 이 세상 평화의 주인공이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평화를 사랑하며 가꾸어가는 피스메이커가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주인공이 불분명한 3인칭이었거나 주체가 아예 생략되어 있었다. 우리가 정녕 원하는 평화를 위해서는 그것이 지향하는 심플하고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세계인이면 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는 1인칭 슬로건이 필요하다. 

아래와 같은 문구가 그것이다. ‘4.27 DMZ 평화 인간띠잇기’ 행사에서 한지 캘리그라피 퍼포먼스에 사용할 문구를 정리해보았다.

◇ 나는 평화 가꿈이입니다  

   I am a PeaceMaker

◇ 평화를 사랑해요 ♡ 내 사랑 디엠지 

   I Love Peace ♡ I Love DMZ

◇ 디엠지는 ‘세계평화유산’입니다 

   Korea DMZ ‘World Peace Heritage’

◇ 무기여 잘 있어라 

   A Farewell to Arms

우리가 사는 지구촌의 미래에 지속가능해야할 평화의 패러다임은 살생무기를 내려놓는 비무장주의(De-Militarism)다. 살생을 위한 첨단 무기가 계속 양산되고 차고 넘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무장협약과 비무장지대의 확산이 있어야 한다. 이로 인해 훗날 ‘DMZ 영세중립국’ 같은 나라도 곳곳에 생겨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염원하는 세계평화 공영의 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제는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평화를 얘기해야할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범세계적인 슬로건과 함께 1인칭 평화교육이 필요하며, 인류가 존속되는 한 평화를 향한 발걸음은 언제 어디서나 진행형이어야 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슬로건 문구와 더불어 비무장지대인 DMZ의 의미 그리고 세계평화유산 DMZ의 가치가 세계인들에게 전달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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