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섭 (강원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정명섭 (강원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4·27평화인간띠운동강원본부’의 일을 일시적으로 하면서 평화(平和.Peace)에 대해 진지하고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평화란 ‘①평온하고 화목함 ②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쓰여 있다. 개인적으로 부언하자면 ‘갈등과 이로부터 유지되는 상태를 강제적으로 바꾸어버리는 폭력이 없이 이웃 간에 잘 지내고 개인의 심신이 안정된 상태’다.

‘지구촌에서 이러한 때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새삼 ‘희망’, ‘꿈’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꿈일까? 인류나 사회라는 집단차원에서 보면 평화의 시기가 없었지만 개인차원에서 보면 평화로운 때가 분명 있었다. 평화는 사람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평화운동은 경험했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실현시키려는 노력이다.

우리가 서 있는 이 땅 한반도에서 가장 큰 갈등은 무엇일까? 갈등의 정점은 전쟁이다. 달도 차면 기울 듯이 전쟁은 갈등을 이긴 쪽의 의도대로 일거에 해결하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나의 부모님이 젊은 시절에 남과 북은 하나의 나라였다. 지도자들이 권력을 둘러싸고 경쟁하다 정상궤도를 이탈하여 폭력으로 치달아 내전이 일었고 급기야 외세를 끌어들여 국제전쟁을 벌이다다 지금은 쉬고 있는 상태다. 쉬고 있을 뿐이지 전쟁의 상태인 것이다. 분단과 전쟁의 상태가 한반도에서 가장 큰 갈등이다. 

이런 갈등을 종식시키려는 역사적인 행보가 작년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되기 시작한 이 국면이 기존의 행보와 다른 점은 원칙이 아니라 전쟁종식과 평화라는 의제를 직접 다루고 있고, 북미회담으로 대표되는 국제적인 차원의 조치들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들의 기대와 관심도 높고,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휴전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남한에서 분단과 전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대한 담론도 변했다. 휴전직후부터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이전까지는 북진통일, 이후에는 평화통일이 대세를 장악하다 요즘에는 통일이 빠진 평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시점에서 4·27평화인간띠잇기를 다시 생각해본다. 남북정상회담 1주년보다, 북미회담의 교착상태 타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개인들이 아닐까? 개인들의 평화에 대한 끓음이 없이, 행동으로 발전함이 없이 주어지는 평화가 진정 평화를 실현할 수 있을까? 남북 간의 평화가 우리 개인들의 준비 없이 오면 다양한 갈등이 표출될 것이라 생각한다. 4월 27일 500Km를 사람들이 손잡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평화에 대한 열망을 끓게 할 수는 있다. 그래서 과감히 외친다. “꽃피는 봄날 DMZ로 소풍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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