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의 장애인 묘사, “불쌍한 존재이거나 초인적 존재이거나”
개인의 노력과 사회구조적 개선노력 필요 … 키워드는 다양성
지난 19일, 39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이했다. 지금도 존재하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무엇이 가장 문제인지 전문가를 통해 알아보았다.
장애인의 날은 1981년 UN총회에서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 선포에 우리나라도 동참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올바로 정립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직 특수교사인 A교사는 “특히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매우 강력한 지금의 시대에서 대중매체가 보여주는 장애인의 모습과 위상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고 말한다. 대중매체는 장애인을 “도움을 주어야 하는 존재로 대상화하거나, 장애를 ‘극복’하여 사회적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로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작 장애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장애가 아니라 이러한 사회의 왜곡된 시선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시선 때문에 대중매체에서 장애인은 ‘도움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 헤어날 수 없는 불행에 갇혀 있는 존재’이거나 혹은, ‘초인적인 노력으로 일반인과 동등한 지위를 획득하는 존재‘로 그려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겪는 불편의 하나일 뿐이고, 장애인의 성공은 운명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성공과 같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편견을 깨는 것은 녹록치 않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주체의 ‘아비투스(habitus, 취향)’는 개인과 사회의 복합적인 관계에 의해 설정된다고 주장한다.
즉, 우리가 장애인에게 가진 편견은 우리의 무지와 사회의 인식이 복합적이라는 이야기다. A교사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도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개인적, 사회적 변화를 이끌 핵심어는 단연 ‘다양성’이라고 덧붙였다. “다양성은 인간을 장애인, 비장애인의 이분법으로만 나누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춘천사람이고, 채식주의자이며, 예술애호가이고, 고양이를 좋아하며,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앞선 사용자)이고, 장애인이라는 식의 무수한 이름이 붙여질 때 장애인에 대한 진정한 인식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석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