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공지천 의암공원에는 기타하나 메고 하모니카 불며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이가 있다. 봄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도, 타 지역에서 관광 온 사람들도 한번 씩 그 앞을 서성인다. 청명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을 대신해 ‘춘광’ 씨를 만났다.

춘천과 광섭, 광석, 춘천의 빛 등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춘광’이라는 예명을 쓰는 김광섭 씨가 그렇게 공원에서 혼자 버스킹 공연을 한지 벌써 2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2년간 공지천에서 김광석 노래를 불러 온 춘광 김광섭 씨.
2년간 공지천에서 김광석 노래를 불러 온 춘광 김광섭 씨.

그렇지만 그는 노래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가수는 아니다. 2012년 직장 때문에 원주에 있을 때 김광석 동호회 회장을 만났고 그의 팬들과 함께 감상과 공연을 즐기면서 그들의 버스킹에 조금씩 참여해 오던 것이 계기가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재료공학과를 졸업해 건설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이면 그저 노래하고 그의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파 기타를 들고 공원으로 향한다. 

“김광석의 노래를 함께 즐기는 사람들은 원하는 곡을 신청하기도 하고 음악을 듣다가 서로 대화하기도 해요. 너무 즐겁습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처럼 매우 서정적인 곡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고요. 잘하고 좋은 공연이라기보다 이야기가 있는 공연이라 할까요.”

활동적인 김 씨는 휴일 오전에는 축구를 하고 오후에는 공연을 한다. 시간도 장소도 딱히 고정된 것은 아니지만 즐겨하는 장소는 의암공원과 상상마당 잔디밭이다. 저녁노을이 질 땐 맥주 한 잔 마시며 시원하게 감상하는 이들도 있다. 동료도 없고 시에서 받는 지원도 없이 자유롭게 즐기는 그만의 시간을 시민에게 넘겨주고 있다.

오랜 시간 김광석 노래를 듣고 불러왔는데 들을수록 깊어지고 새로운 노래처럼 들린다고 한다. 김광석의 곡 중에는 유명한 노래 외에도 너무 좋은 노래들이 많다며 춘천사람들에게 두곡 추천해 주었다.

오늘은 ‘내 사람이여’, ‘맑고 향기롭게’를 들어야겠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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