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0억 자산에 1천억 대출로 안정성 갖추려 노력”
“일 진척되기 위한 시간적 여유 주시길”

지난달 13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춘천에서는 총 9명의 조합장이 새로 당선됐다. 《춘천사람들》은 춘천시의 신임조합장을 만나 그들의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한근수 조합장
한근수 조합장

1. 이번 선거에서 최고경쟁률(5:1)속에서도 압도적인 차이(52.6%)로 당선이 되었다. 게다가 최연소 당선자이기도 하다. 당선소감과 아울러 승리의 요인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남산면이 고향이다. 부모님께서 이곳에서 6남매를 낳아서 키우셨다. 남산농협 사원으로 시작해 26년간 조합원들과 늘 함께 했다.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의 80% 정도는 다 아는 사람이었다. 특히 하나로마트에서 근무하면서 주민들과 매우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타고난 성격이 친절한 편이라 마트에서 만난 조합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2.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유리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약점이 더 잘 드러날 수도 있지 않은가.

맞다. 사실 부모님이 남산면에서 일한다고 할 때 걱정을 참 많이 하셨다. 본인의 자식이 혹여 잘못이라도 해서 욕을 얻어먹으면 부모님으로서는 마음이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다행이도 많은 분들이 제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다. 특히 이곳 주민들은 거의가 전형적인 농민들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농산물 판로를 개척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 부분이 조합원에게 전달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3. 강원대 사학과를 나왔다. 어떻게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

학창시절에는 역사를 좋아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부모님이 남산면에 살고 계시는데 형들이 모두 타지로 나가게 됐다. 그때는 무엇보다 내가 고향에 남아 부모님과 좀 가까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우연히 농협에 입사하게 됐다.

4. 요즘 청년일자리문제가 심각하다. 춘천도 마찬가지다. 농협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다. 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흔히 농협이라고 하면 금융 쪽의 일만 떠올리는 지원자들이 많다. 농협중앙회의 사정은 조금 다르겠지만 지역농협은 금융만이 아니라 마트, 자재관리, 주유소 등 다양한 업무가 있다. 은행과는 달리 조합원인 농민과 함께하고 농민을 돕는 조합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을 생각하지 않고 입사하면 예상과 다른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워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입사경쟁률도 높지만 이직률도 높은 편이다. 그렇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5명의 직원이 뽑혔는데 4명이 그만둔 적도 있다.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

5. 조합을 이끌어갈 비전이나 마스터플랜은 무엇인가?

남산농업협동조합의 주고객은 농민이다. 지금까지 우리 농협이 덩치를 키우고 사업을 확장하는데 노력했다면 이제는 농민을 위한 내실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한다. 남산농협의 규모가 내실이 있다고 말하려면 1천300억 원 자산에 1천억 원 정도의 대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정도 규모의 안정성에 도달하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이다.

6. 조합원과 행정기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먼저 조합원들이 신임조합장에게 시간의 여유를 조금 주었으면 한다. 누구보다 농민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각기 다른 입장에서 각기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일이 진척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일을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재수 시장님이 농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아래에서 위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도 민주적인 방법이지만 위에서 능동적으로 먼저 아래의 필요를 조사하고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7.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농협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을 잘 안다. 농협이 농민을 상대로 고혈을 짜낸다고 생각하시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현재 농협의 순기능이 훨씬 크다고 자부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농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봐 주시고 농협에 대한 새롭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홍석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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