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학 교육의 현실과 문제 : 4. 학교와 사교육의 공생관계
[기획] 수학 교육의 현실과 문제 : 4. 학교와 사교육의 공생관계
  • 강종윤 (강원대 교육학과 대학원)
  • 승인 2019.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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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에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선행학습. 그 선행학습이 어떻게 강화되고 유지되는지 춘천 소재 학교를 중심으로 되짚어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와 원인 그리고 대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편집자 주

강종윤 (강원대 교육학과 대학원)

앞서 우리나라 수학교육에 영향을 미친 요인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리 수학교육이 이렇게 일그러진 이유 중 가장 큰 영향은 대학입시 제도나 교육과정 변화보다 학교와 사교육의 관계라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을 크게 초등, 중등, 고등 과정으로 나누어 볼 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초등학생 사교육 시장이다. 초등학생 학부모는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고 그래서 가장 많이 사교육 시장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초등학교 일과가 끝나고 부모들의 퇴근 시간까지 3~4시간 아이들은 방과 후 학교나 학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방과 후 그 몇 시간 동안 우리 아이들은 사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초등 저학년 수학 사교육을 먼저 지적한 이유는 바로 사칙연산에 대한 과도한 학습 때문이다. 분수, 소수에 대한 사칙 연산부터 지겹게 반복하다 보니 공부와 수학(산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일수록, 고등학교 수학을 학습할 의지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몇몇 학교 교사의 경우 사칙연산이 늦은 학생의 학부모에게 사교육을 추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학습 부진아 또는 학습이 늦은 학생에 대한 교육 책임을 다시 가정에게 맡기는 것이다.

사교육의 가장 큰 병폐는 자기 주도 학습, 생각하는 힘, 자기 삶을 결정할 수 있는 능동적인 태도를 빼앗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이 자리 잡는 시기가 바로 중학교 때라 할 수 있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학원 수업의 반복이기에 수업 흥미와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을 듣지 않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수업을 하는 교사 또한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을 높일 방법을 찾지 못하거나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수업은 시간만 때우는 행위로 전락하게 된다.

선행학습과 주어진 과제만 반복적으로 수행한 학생은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고등 수학부터는 더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학교 내 수학 수업의 중요성과 교사 영향력이 더 낮아지는 악순환이 고착되어 간다. 그 결과 학교는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곳, 학원은 그 시험문제를 잘 풀게 해주는 곳이란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이렇게 12년의 긴 시간 동안 차근차근 학교와 사교육은 공생관계를 형성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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