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수준의 엉성한’ 강원도청년일자리사업 기본교육
‘상식 수준의 엉성한’ 강원도청년일자리사업 기본교육
  • 유용준 기자
  • 승인 2019.04.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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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참가자, “프로그램 업무 관련성 없고 일부는 취향 강제하고 아이 다루듯”
“도 행사에 도내 우수인력 놔두고 정체불명의 외지 업체 쓴다” 불만도

지난 24~26일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강원도형 청년일자리 지역정착지원사업’으로 새 직장을 얻은 청년들에 대한 기본교육이 진행됐다.

‘강원청년 점프업’이라는 주제로 강원도와 (사)강원도일자리공제조합이 주최한 기본교육 프로그램에는 도내에서 새로 직장을 얻은 청년 194명이 참여했다. 2박3일 동안 이뤄진 교육은 창업 및 기업 교육회사 ‘피케이비즈컨설팅’이 담당했다.

피케이비즈컨설팅 김주영 이사는 ‘긍정마인드 함양 방법’, 박영미 이사는 인사법·악수법·명함교환법 등 ‘직장생활을 위한 매너’에 대해 강의했고, 김수용 수석연구원은 청년들을 여러 팀으로 나눈 뒤 팀원들의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두뇌게임을 진행했다.

피케이비즈컨설팅에서 섭외한 상담기업 ‘비피에스’ 김홍준 대표는 ‘리더십 강화 방법’, 김대식 수석연구위원은 ‘자존감 향상을 통한 자기 성장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피케이비즈컨설팅에서 섭외한 다른 상담기업 ‘러닝포스트’ 오동섭 대표는 ‘소통과 신뢰 형성 및 갈등관리 프로세스’, 대한트레이닝협회 김민석 대표와 조용인 연구소장은 ‘직장인들을 위한 운동법’에 대해 강의했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많은 청년들은 강원도가 청년들을 위한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취업한 청년들의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강의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조차도 너무나 상식적이고 뻔한 얘기들로서 교육 프로그램의 질 또한 청년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비피에스 김홍준 대표는 오페라 영상을 보여주는 데 강의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생으로 참여한 청년 A 씨는 “왜 자신의 취향을 이런 교육 프로그램에서까지 강요하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20~30대 청년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강제하고 그들을 아이 다루듯 한다는 불만,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과제 시간과 쉬는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강원도가 도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도내 업체를 쓰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청년 B 씨는 “춘천시에 있는 교육회사와 시민단체, 연구원만 해도 수십 개다. 도내에 변변한 인력이 없어서 못 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 행사에 도내 우수인력들을 놔두고 정체도 불분명한 외지 업체를 쓰는 강원도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로 이번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한 피케이비즈컨설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상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회사 홈페이지라고 보기 힘든 수준의 홈페이지에는 변변한 회사 소개 하나, 회사 주소 하나 나와 있지 않았다.

피케이비즈컨설팅이 섭외했다는 비피에스나 러닝포스트, 홈페이지 없이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대한트레이닝협회에 대해서도 인터넷 상에서 기업이나 강사진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치 유령회사를 연상케 하는 이 업체들에게 도가 어떤 경위로 교육 프로그램 사업을 맡겼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강원도 일자리정책의 이해’ 강의를 맡은 강원도청 백창석 일자리과장은 외지인은 아니었으나 역시 참가자들의 비난을 피해가진 못했다. 강의 제목과는 달리, 거시적인 한국 경제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도 경제나 도 일자리에 대한 얘기는 5분에 불과했다.

청년 C 씨는 “우리가 노무현·이명박 때 경제 상황 들으러 왔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마지막 날, ‘강원도의 역사와 문화’ 강의를 맡은 한림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노성호 연구원의 강의 역시 업무관련성의 측면에서 청년들을 납득시키지 못한 채, ‘강원청년 점프업’ 기본교육은 종료됐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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