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에 대한 관심은 인간 본래의 모습을 찾아 가는 여행”

춘천농살림학교는 지난 4월 16일부터 6월 18일까지 효자동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희망리본에서 농촌생활을 꿈꾸는 시민을 대상으로 ‘농촌활동가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춘천사람들》은 농촌에 관심이 있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이진천 (전국귀농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진천 (전국귀농운동본부 상임대표)

‘농(農)’의 정체는 무엇일까?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작물을 가꾸고 거기에서 농산물을 얻는 것을 의미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천문과 인문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천문은 자연의 무늬로써 인간이 모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반면 인문은 자연을 모방했지만 인위적인 무늬로써 인간이 동물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이뤄 빗어낸 문명, 국가, 법, 제도, 사상, 건축 등 모든 것을 망라한다. 물론 인문은 천문처럼 아름답지는 않다. 천문은 연속적이지만 인문은 군데군데 빈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천문은 자연이고 인문은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진, 선, 미라는 자연의 속성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려는 태도가 인문정신이다.

그런데 인간이 자연과 만나는 접점, 즉 자연에서 문화로 넘어가는 접점에 있는 것이 바로 ‘농’이다. 따라서 ‘농’은 인간문화의 뿌리(農者天下之大本)이다. 인간이 최초로 자연 속에서 땅을 갈기 시작하면서 인위적인 것이 시작됐고 문화가 시작됐다. 따라서 ‘농’을 추구한다는 것, ‘농’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인간 뿌리에 다가가는 것이고 최초의 순수한 인간성을 되찾는 것이다. 따라서 ‘농’을 공부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의 습득이 아니라 모든 문화의 원형을 공부하는 것이기에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우리는 ‘농’에 대한 공부를 통해 ‘농심’을 발견할 수 있다. 본래의 마음인 ‘농심’은 ‘깎이고 갈리고 다듬어서 얻어진 마음’, ‘콩 심은데 콩 난다는 것을 감사히 여기는 마음’, ‘때와 철을 따르는 마음’, ‘남을 먹이고 살리는 거룩한 마음’, ‘심고 거들뿐 공을 자연에게 돌리는 마음’을 뜻한다.

홍석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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