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능을 결합해 한지 전통공예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지역 내 향토기업을 소개하여 춘천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기획입니다.
지역 내 향토기업을 소개하여 춘천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기획입니다.

소양로 번개시장 골목에 ‘옥수수골목’이라는 아주 좁은 골목이 있다. 우산을 지붕삼은 노란색골목은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의외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 골목에 한지를 이용해 전통공예품을 만들고 있는 ‘이지원한지공예’ 공방이 있다. 번개시장 재생 사업 중 이 골목을 특화거리로 조성하면서 지난해 말 이곳으로 이전해왔다. 2009년 중앙시장에 자리 잡은 지 9년만의 이전이었다. 

'이지원 한지공예' 공방 전경
'이지원 한지공예' 공방 전경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경원(66) 대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1인 창조기업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경우다.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이 대표는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 차 강원도를 찾았다가 지호공예 강사이자 민화강사인 김선자 선생님을 만나면서 전통공예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받던 이 대표는 전통과 예술과 건강을 한 데 모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도자기를 빚는 과정과 흡사한 ‘지호공예’ 방법으로 만든 건강 생활용품은 게르마늄 분말과 한지를 결합시킨 기술로 특허까지 받은 기능성 제품이다. 깨지지 않고 가볍고, 단단하며 곰팡이, 전자파차단, 아토피 예방, 탈취효과, 음이온 효과가 뛰어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효능평가를 받고 있다.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3여 년 동안 연구를 통해 제작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고, 황토, 숯, 계피가루, 게르마늄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제품에 기능성을 부여했다. 2013년에는 원주한지에 ‘게르마늄 성분’을 추가해 만족할 만한 상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허를 받은 상품은 ‘기능성게르마늄 한지 쌀통’과 ‘기능성게르마늄 한지 목 베개’다. 쌀통은 바닥에 통풍구를 내 습도조절이 가능함은 물론 벌레나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해 늘 신선한 보관이 가능하도록 한 제품이다. 목 베개는 한지를 물에 불리고 갈아 게르마늄 분말과 풀을 섞어 만든 경추용 베개다. 코골이, 일자목, 거북목, 틀어진 목을 바로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밖에도 찻상, 안마방망이, 발오름, 냄비받침, 액자, 냉장고 탈취제 등이 있다. 

자신의 공방에서 민화를 그리고 있는 ‘이지원 한지공예’ 이경원 대표.
자신의 공방에서 민화를 그리고 있는 ‘이지원 한지공예’ 이경원 대표.
손수 만든 ‘기능성게르마늄 한지’작품들. 목베개, 쌀통, 발오름, 찻상(위 왼쪽부터 아래 오른쪽으로)
손수 만든 ‘기능성게르마늄 한지’작품들. 목베개, 쌀통, 발오름, 찻상(위 왼쪽부터 아래 오른쪽으로)

이 대표의 창의력은 워낙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기질로 미술가답게 기능성에 더해 디자인 요소를 추가하고 민화와 접목시켜 제품에 드러난 한국의 전통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이 대표가 만들고 그린 꽃그림 찻상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 더 깊은 맛이 느껴지는 이유다. 

기능성게르마늄 한지제품은 물에 씻지 않고 햇볕에 말려 사용하므로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디자인도 아름다워 소장가치가 높다는 평이다. 

종이는 백년, 한지는 천년, 민족의 얼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힘들다고 정평이 나 있는 ‘지호공예’ 과정을 거치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열망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는 전통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후학을 기르는데도 힘쓰고 싶다고 한다.

올 2월 ‘2019국제기로미술(서화)대전’ 민화부문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전통을 이어가면 참 좋겠다. 적임자가 나서기만 한다면 그동안의 기술력과 노하우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통공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올 6월부터는 지호공예와 민화그리기 교육장을 열 계획이다. 

제품 구입은 방문이나 전화주문으로 가능하며 도·소매도 가능하다.

춘천시 번개시장길 31
☎033-262-7502 / 010-5617-1255

이광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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