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시 행정 … 5월 개관 예정이 9월로, 다시 12월로 연기돼
“위탁 업체 선정 당시 센터장 선정까지 요구해 피해자 생겨나”

캠프페이지 부지 내 조종사 숙소를 리모델링해 이번 달 개관할 예정이던 ‘춘천시 육아종합지원센터(이하 육아종합지원센터)’ 준공이 연기돼 정해진 날짜에 개관을 하지 못하게 됐다.

춘천시는 지난 1월 육아종합지원센터 위탁운영 주체로 최종 선정된 춘천YMCA와 2월 초 계약하고 운영권을 위탁할 예정이었으나, 준공 예정 시기가 올 12월까지 늦춰져, 언제 YMCA가 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리모델링 공사중인 춘천시 육아종합지원센터.
리모델링 공사중인 춘천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이에 대해 YMCA는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한 과정에서 어떤 오류가 있었기에 이번 달 예정돼 있었던 육아종합지원센터 개관이 7개월이나 뒤로 밀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물이 준공돼야지만 YMCA에 운영권을 줄 수 있다는 시의 생각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준공된 육아종합지원센터 내의 ‘영유아 놀이방’이나 ‘학습놀이 체험실’ 등 별도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들도 있으나, 영유아·부모·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은 프로그램들은 YMCA에 운영권만 주어진다면 ‘강원도 육아종합지원센터’나 춘천YMCA 건물 등 기존의 많은 교육 장소들에서 언제든지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건만 갖추면 서류만으로도 회사가 설립되는 시대에 별도의 공간이 없어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개관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칫 시민들에게 구시대적 행정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하다. 남궁제정 YMCA 사무총장은 “별도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과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의 비율은 50:50” 정도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접적인 피해자도 생겨났다. 시가 위탁운영 업체를 선정할 당시 업체들에게 센터장 내정자를 선정해 함께 평가받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YMCA가  센터장으로 내정한 전직 어린이집 운영자는 해당 사업체를 처분했으나 육아종합지원센터의 개관이 늦어져 올 12월까지 실업자 상태로 남게 되었다. YMCA와 계약해 센터장이 되는 일도 춘천시가 YMCA와 계약하고 운영권을 넘긴 이후에나 가능하다.

한편 춘천시 보육아동과 육아종합지원센터 담당자는 건물 준공과 관계없이 YMCA와 계약을 체결하고 운영권을 주는 문제에 대해 “건물까지 완벽하게 갖춰놓은 상태에서 시작하고 싶어 YMCA에도 양해를 구해놓았다”며 “현재 건물만 준공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서류상·행정상 절차들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춘천시는 최대한 공기를 앞당겨보겠다는 말과 함께 올 9월에 YMCA와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초 YMCA와의 계약이 2월 ‘예정’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9월 ‘예정’이라는 시의 말도 시민들에게 확신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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