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에서 거론하지 않는 사건, 인물들을 소환해 의미를 환기하는 데 탁월”
정현숙 교수, 〈안중근 이등암살 전말〉 차상찬의 작품 증명

지난 10일 한림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청오 차상찬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차상찬전집을 편찬한 정현숙 한림대 교수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3명의 발표자와 3명의 토론자가 춘천의 대표적인 근대 지식인이자 문인, 언론인이었던 차상찬의 면면을 살피고 의견을 나눴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청오 차상찬 학술대회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정현숙 교수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청오 차상찬 학술대회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정현숙 교수

정현숙 교수는 劒岳山人(검악산인)이라는 필명으로 《彗星(혜성)》(1권 6호. 1931.9)에 발표한  〈安重根 伊藤暗殺 顚末(안중근 이등암살 전말)〉이 차상찬의 작품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안중근 이등암살 전말〉에는 안중근의 인품, 이토를 암살하기까지의 과정, 하얼빈에서의 거사 등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으며, 안중근의 공판 사진과 안중근의 자필사진도 실려 있다. 첫 번째 발표는 심경호 고려대 교수가 맡았다. 심 교수는 차상찬의 민족문화 발굴자로서의 공적을 살폈다. 특히 차상찬이 김삿갓의 한시 수집, 야사 편찬, 야담소설 창작 등의 행적에 주목했다. 토론자인 엄태웅 강원대 교수는 “차상찬은 주류에서 거론하지 않는 역사적 사건, 인물들을 소환하여 그 의미를 환기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으며 따라서 문자권력으로부터 소외되었으나 흥미로운 행적을 남긴 김삿갓에 주목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주현 숭실대 교수가 차상찬의 민족 운동가적 행적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성운 동국대 교수는 차상찬의 활동 중 《개벽》의 창간에 주목하면서 차상찬의 계몽운동이 이른바 식민지 지배이데올로기인 ‘문명개화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더 연구하기를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는 야나가와 요스케 씨가 언론인으로서의 차상찬을 조명했다. 야나가와 씨는 1920-30년대 차상찬이 발표한 한국 근대 신문 발달사가 초창기 신문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매우 선구적인 업적이라고 평했다. 토론자인 조성운 동국대 강사는 차상찬이 저술한 신문사를 천도교와의 관계를 포함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근대 지식인으로 다양한 업적이 있음에도 그간 다른 근대 지식인에 비해 덜 알려진 차상찬에 대해 피상적이 아니라 실체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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