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수많은 목소리 한 화음으로 합쳐질 때 큰 매력”

아버지를 닮아 성악에 타고난 목소리를 지닌 베이스 이상훈(38) 씨는 춘천시립합창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벌써 8년째 고향인 서울을 떠나 춘천에 살게 된 것도 합창단 입단이 계기가 됐다. 

춘천시립합창단 베이스 이상훈 씨
춘천시립합창단 베이스 이상훈 씨

‘타고난 목소리’란 말을 중학생 시절부터 듣곤 해 자신도 모르게 성악가를 꿈꾸게 되었다. IMF를 겪으며 어려워진 가정은 그에게 성악 레슨을 지원할 수 없어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인의 도움으로 교회성가대에서 발성을 공부했다. 그렇게 도와주던 은인이 연결시켜준 선생님께 고3부터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 총신대학교 교회음악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밝고 쾌활한 그는 대학졸업 후 오페라 배우로도 활동했다. 연기하며 노래하는 것이 적성에 꼭 맞아 즐겁게 활동하던 중 춘천시립합창단에 합격해 아무런 연고도 없던 춘천에 첫 발을 디뎠다. 8년째 단원으로 활동하다보니 1년 연주계획이 그의 눈에 훤하다. 2월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고 3~4월 정기공연이 끝나면 가족을 위한 5월 공연을 준비한다. 여름에는 온 세대 합창단을, 겨울이면 송년음악회를 준비한다. 요즘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준비로 분주하게 보내는데 무대에서 즐거워하는 관객을 보는 것이 합창단원으로서 무대에 서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합창의 또 다른 매력은 아무래도 사람의 목소리가 악기가 된다는 점이다. 획일적으로 연습하다보면 합창이 일상처럼 여겨질 때도 있지만 수많은 목소리가 한 화음으로 완벽하게 합쳐지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로 짜릿하다고. 그 매력에 합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무대를 찾는 것 같다고 한다. 

춘천은 그에게는 좀 외로운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춘천스윙댄스’ 동호회활동은 현재 그에게 가장 큰 활력을 주는 취미활동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건대입구 쪽에 있는 스윙댄스 클럽을 방문한다. 신나는 스윙음악에 맞춰 파트너도, 댄스도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춤의 매력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춘천에도 모임을 활성화 시켜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청소년합창단원을 가르치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 합창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목소리 관리법을 묻자 그의 유쾌한 성격이 한 번 더 드러난다. “목소리 관리는 특별히 하지 않고 공연 전날은 꼭 고기를 먹습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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