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농촌을 먼저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농촌으로 개혁해야”

춘천농살림학교는 지난 4월 16일부터 6월 18일까지 효자동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희망리본에서 농촌생활을 꿈꾸는 시민을 대상으로 ‘농촌활동가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이에 《춘천사람들》은 농촌에 관심이 있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임경수 (협동조합이장 이사장)
임경수 (협동조합이장 이사장)

많은 사람들이 실제 농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대안은 기존의 체제를 먼저 이해할 때 만들어 질 수 있다. 농촌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농촌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2014년 마루야마 겐지라는 일본작가가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47년 동안 농촌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농촌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렸다. 물론 한국의 농촌과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작가는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 등 농촌에 대한 이상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실제 많은 귀농인들이 겪는 문제 중의 하나가 농촌에 살면 지출이 대폭 감소하리라고 예상하고 농촌생활을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는 ‘농산물을 직접 재배해서 먹으면 생활비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발생한다.

낭만적 상상에서 벗어나 농촌의 실체를 이해하면 농촌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와 마을구성원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마음이 잘 맞는 공무원과 이장이 협력한다면 손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협력의 방향은 어디를 향해야 할까? 무엇보다 안정성,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본, 자연, 사회의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현재 춘천 닭갈비집에 가면 유명 닭고기 전문 업체에서 제공하는 닭을 사용한다고 선전한다. 그럴 것이 아니라 춘천지역 닭고기가 유통되고 지역 내에서 자본이 돌아야 한다. 정부에서도 농촌 보조금제도를 개혁하고, 주민 참여예산을 시민들도 실시간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농촌에 자본이 안정적으로 고여 있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생태적 측면도 마찬가지다. 호주의 크리스탈워터스라는 생태마을을 보면 집집마다 빗물을 받아 쓸 수 있는 통이 설치돼 있으며, 마을 쓰레기장의 분리수거 분류 목록이 33가지나 되어 완전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닭이 지렁이를 먹기 위해 땅을 파헤치는 습성을 이용한 ‘키친 트랙터’라든지, 과수원의 낙과를 이용해 가축을 기른다든지 하는 아이디어들도 외부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되도록 농촌 내부에서 자연이 순환하도록 해서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농촌의 사회적 측면도 안정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상적인 농촌 공동체의 구조는 지역사회가 개인의 고유한 욕망을 수용하고, 다시 개인의 역량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구조일 것이다. 홍성의 경우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학교도 세우고 빵집이나 농산물 가게 등 개개인이 하고 싶은 일을 농촌 공동체가 수용해 현재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정리 |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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