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철회 입장 밝혀
강원도·도의회·춘천시·시의회 엇박자 혼선 일단락
“무책임한 끝마무리…철회의 주체도 철회의 이유도 밝히지 않아”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한금석 강원도의장은 지난 13일 비공개 회담을 갖고 환경문제·절차문제·예산문제 등으로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와는 물론 춘천시·강원도의 정치권과도 갈등을 빚어왔던 ‘춘천세계불꽃대회’를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합의했다.

당초 강원도는 도비 10억원, 시비 4억원, 기타비용 4억원 등 총 18억원을 들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목 하에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환경·절차·예산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춘천세계불꽃축제반대모임’ 등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제280회 강원도의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비슷한 이유를 들어 해당 도 예산 10억원을 전액 삭감시켰으나, 최문순 도정의 사업 추진 강행 의지에 춘천시와 춘천시의회 여당 의원들이 대거 사업에 찬성하며 제290회 춘천시의회에서는 시 예산 4억원을 통과시킴으로써 시민들 사이에 혼란은 가중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수 춘천시장이 다시 비공식 기자 간담회에서 “도의회 동의 없이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상황은 혼선을 거듭했다.

지난 14일 전창준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이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게 “도의회의 의견을 존중해서 불꽃대회를 진행하지 않겠다. 향후 재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도는 춘천세계불꽃대회의 철회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간 불꽃대회에 반대해 온 춘천세계불꽃대회반대모임은 일단 도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15일 성명을 통해 철회의 주체가 누구이며 왜 사업을 철회했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공식적인 발표를 요구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했다거나 향후에도 불꽃대회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은 도가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의 이번 결정이 불꽃대회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우려까지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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