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행복주권 정책박람회 ‘쓰레기 문제, 해법은?’ 논의
“눈앞에 쓰레기 안 보이는 것보다는 시민각성이 더 중요”

지난 10일 춘천시청에서는 행복주권 정책박람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쓰레기 문제, 해법은?’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재수 시장은 춘천시가 새롭게 내건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언급하면서 “기존의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시민들의 묘안이 필요하다”며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부탁했다.

행사는 패널과 청중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의 패널로는 아파트 분리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모인 리빙랩 C·P·R 실행팀 엄혜강 대표, 춘천생활폐기물협회 염기석 협회장, 환경운동연합 서대선 사무국장, 춘천고등학교 오태환 학생이 참여했고, 청중은 청소과 공무원, 환경미화원, 환경단체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됐다.

청중들이 춘천시 쓰레기처리 현황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중들이 춘천시 쓰레기처리 현황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C·P·R 엄 대표는 리빙랩 실험결과를 소개하면서 “종이류를 분리수거하지만 실은 박스를 제외한 모든 종이쓰레기가 소각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도 많을 것”이라며 “A4지와 같은 백색용지는 쉽게 재생용지로 만들 수 있으므로 백색종이라도 따로 수거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고 주장했다. 시 청소과장은 “쓰레기처리에 있어서 배출, 수거, 처리의 3단계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연구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효과적인 처리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학교와 주민을 대상으로 올바른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환경운동연합 서 사무국장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환경단체들이 각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교류하고 힘을 모으면 교육의 효과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 강경한 방법을 찾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 시민은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부과되는 행정과태료를 범칙금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다른 시민은 “교육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과 같은 홍보로는 교육의 효과가 별로 없다. 가장 강력한 교육은 불법적인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것이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을 때 자신의 동네에 무슨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 지 깨닫게 된다. 이미 다른 도시에서는 그러한 전략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당장 눈앞에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책토론회의 내용이 충분치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토론회가 끝나고 익명을 요구한 시민 A씨는 “다들 쓰레기의 배출, 수거, 처리의 3단계에서만 논의하고 있다. 배출의 순간부터 물건을 쓰레기로 부르기 것이 문제다. 쓰레기는 원래 물건이었음을 상기하면 다시 쓸 방도를 생각할 여지가 커진다. 물건의 과도한 포장 등 쓰레기가 생산되는 시점에도 시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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