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강원도협력협회 주최…오는 24~26일
문화공연, 국제 컨퍼런스, 대동제 열려

화천 대붕호(파로호) 일원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DMZ 대붕호 평화 문화제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로부터 양구군 공수리까지 펼쳐진 호수를 대붕호라고 한다. 대붕호는 일제 강점기 북한강 상류에 화천댐을 건설하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로 총저수량이 10억 톤이 넘는다. 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되고 말았지만 화천댐 위쪽에는 수하리와 수상리라는 마을이 있었다.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구만리라는 마을은 지금도 정식 법정동으로 존재한다. 이곳 주민들은 언젠가 마을에 대붕(큰 봉황)이 날아들 것이라고 믿었다. 주민들에게 대붕은 상생, 평화, 대동의 상징이었다. 주민들은 댐 건설에 동의하는 대신 새로 조성되는 인공호의 이름을 대붕호로 하자고 요구했다. 댐 건설로 마을은 수몰되었지만, 주민들 염원이 담긴 대붕이라는 이름은 살아 대붕호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대붕호는 핏빛으로 물들었고 평화를 상징하던 이름도 파로(오랑캐를 깨드리다)호로 변해버렸다. 2만 명이 넘는 중공군이 수장되어 살육의 상징이 됐다. 유해는 가라앉았다. 파로호의 얼룩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대붕호를 다시 돌려놓기 위해 모인다. 남북강원도협력협회와 화천군 간동면 주민 공동체인 ‘대붕호 사람들’이 함께 DMZ 대붕호 평화 문화제를 통해 ‘파로호’에 남아 있는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기로 했다. 평화제를 통해 남과 북은 물론 한-중 친선, 동아시아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다. 중국, 일본, 독일, 네팔 등 평화를 사랑하는 예술인도 초청됐다. 문화공연분야에 총 12개 팀 80여명이 모인다. 뿐만 아니라 평화에 대한 강연과 국제 컨퍼런스, 시민들이 참여해 흥겹게 어울릴 수 있는 대동제도 준비돼 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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