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이상 수목 60~70%인 한국의 산, 자원의 보고"
"교육지원사업 확대와 경영컨설팅 적극 추진할 터"

지난 3월 13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춘천에서는 총 9명의 조합장이 새로 당선됐다. 《춘천사람들》은 신임조합장을 만나 그들의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김영회 조합장
김영회 조합장

1. 강원도의 가장 큰 자원은 산림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장 먼저 언급된 남북협력사업 중 하나도 산림사업이었다. 앞으로 강원도 산림의 비전이나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과거 산림사업은 산림녹화사업과 동의어였다. 워낙 산림이 황폐한 탓에 숲을 가꾸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이 바뀌었다. 60년 이상 된 수목이 60~70%정도다. 이에 따라 산지는 담순히 목재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투자와 관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산에서는 장뇌삼에서부터 시작해 각종 나물과 버섯류, 견과류 등 산림부산물이 풍부하게 생산된다. 흔히 우리는 국토의 70%가 산지여서 가뜩이나 좁은 땅에 쓸모 있는 땅은 더 좁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산을 목제나 펄프만을 생산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난다면 우리 국토의 70%인 산은 중요한 자원을 생산하는 경제적 요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2. 산림조합원의 조합원은 산주이다. 일반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산림조합은 어떤 특징이 있나?

물론 일반인을 위한 서비스도 있다. 금융사업이나 임산물 판매, 산림휴양시설 운영과 같은 사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조합원이 대부분 산주이기 때문에 산주들에게 필요한 사업이 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산림경영계획이다. 개인이 산림을 경영 관리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조합이 위탁 받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산림을 어떻게 가꾸고 개발해야 산주에게 이익이 될지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산림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우려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민간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일관성과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 지자체의 사업과 조합의 사업도 제대로 구분되지 않고 있다. 산림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산림은 일반적인 자원이 아니다. 물이나 전기와 같이 공적인 자원에 가깝다. 특히 미세먼지가 점점 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는 요즘에는 산림의 공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산림자원은 한번 망가지면 복구가 매우 어렵다. 공사의 성격을 가진 기관이 총체적인 시각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권력이나 이익을 나누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산림 자원이라는 특성상 국가가 주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견이 어느 정도 수렴되어 현재 함양과 제천 두 곳에서는 정부차원의 관리가 시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전국적으로 확대되리라고 기대한다.

3. 산림조합에서 다채로운 사업을 하고 있다. 소개해 달라.

수목장 조성사업과 묘지 관리사업을 하고 있다. 수목장은 생명과 생명을 잇는 의미 있는 매장문화다. 그러나 신청하는 사람은 많은 반면 장지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아직도 무덤이라는 인식이 강해 기피시설에 속하기 때문이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묘지 관리사업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옛날과 달리 개인이 묘지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타지로 떠나는 경우도 빈번하고 뱀, 말벌, 예초기 등으로 인한 사고도 많은데다가 부탁할 이웃도 마땅치 않다. 산림조합이 이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현재 조합이 관리하는 묘지가 250기 정도이다. 이와 관련하여 산림조합상조도 운영하고 있다. 산림휴양시설도 운영하고 있지만 워낙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주체는 산림청이다. 산림청과 연계해서 시민들에게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산림부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매장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지금 산림부산물 오프라인 매장을 계획 중에 있다.

4. 예산농업전문대학교(현 공주대학교) 임업과를 졸업하고 산림조합에서 25년이나 근무했다. 산림의 매력이 무엇인가?

숲의 매력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그대로이다. 숲은 휴식 공간이자, 즐거움의 공간이고, 적막한 공간이면서, 생명이 꽉 들어찬 공간이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평일에도 자주 산에 올라가지만 주말에 또 등산을 가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말에 등산을 가면 일거리가 천지여서 남들처럼 즐기지는 못한다. 일종의 직업병이다(웃음).

5. 앞으로 조합을 이끌어갈 계획은 무엇인가?

언급했듯이 과거에는 임야의 부동산가치나 목재생산에만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이제 소득창출이 다원화 되고 있다. 우리 조합은 속도보다 다양한 사업을 발굴할 것이다. 상설나무전시 판매장 등 조합원이 생산한 임산물을 편리하게 유통시킬 수 있는 통로를 넓히고, 임산물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교육지원사업 확대와 산림경영컨설팅을 적극 추진하여 신기술에 대한 정보도 빠짐없이 제공하려고 한다. 조합원을 위한 출자배당 및 이용고배당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지역사회의 공적인 영역에서 지켜야 할 산림조합의 본분에도 충실하겠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장학금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다자녀가정지원, 취약계층지원 등을 통해 지역과 상생발전에 앞장서 나가겠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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