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경제사업 자본축적 아니라 자본유통에 목적”
“140억 매출 예상 조합 주유소 더 많이 사용해주길”

 지난 3월 13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농협조합장 선거에서 춘천에서는 총 9명의 조합장이 새로 당선됐다. 《춘천사람들》은 신임조합장을 만나 그들의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윤흥래 조합장
윤흥래 조합장

1. 강동농협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강동농협은 단일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면장을 비롯한 행정기관과의 단합이 매우 잘 된다. 또 만천리, 장학리 등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토마토, 오이, 호박이 주요 작물이지만 도시와 가깝기 때문에 조합원 중에 도시농업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크다.

2.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균형을 강조했다. 두 사업의 비중이나 역할, 무엇이 이상적인가.

물론 교과서적인 이상이라면 경제사업은 경제사업대로, 신용사업은 신용사업대로 각각 수익을 내는 구조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말 그대로 교과서적 이상일 뿐이다. 현실은 고령화 등의 이유로 경제사업은 힘이 약해지고 신용사업에서 수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수익이 나지 않는 곳은 포기하고 수익이 많은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지만 농협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농협은 신용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농협의 본래 취지인 농업인에게 자본을 환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환원이라는 것이 직접적으로 지원금이나 배당금을 주는 형식도 있지만 경제사업 자체가 환원의 수단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수익을 거의 남기지 않고 농민의 편의를 위해 운용하기 때문이다.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사업은 일반적인 기업과 달리 목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수익성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공익성이나 복지의 차원에서 가치판단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3. 대형 하나로마트 개장을 준비중이다. 일반적인 대형마트와 어떤 차이가 있나.

일단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사실을 집고 넘어가겠다. 농협기준의 대형 마트는 300평 이상의 마트를 말한다. 일반적인 대형마트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하나로마트의 특징을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다. 돈을 내고 물건을 산다는 점에서는 똑같으니까. 하지만 앞서 말했듯 농협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 농협이나 일반 마트나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좋은 상품을 어떻게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을까? 좋은 상품은 비쌀 수밖에 없다. 방법은 하나다. 유통구조를 단순화 시키는 것이다. 그런 노력은 일반 마트나 하나로마트나 똑같이 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얻어진 수익은 어디로 가나? 일반 마트는 마트를 확장하고 키우는데 재투자 된다. 그러나 하나로마트는 다르다. 유통구조를 단순화해서 생긴 이익을 생산자인 농민에게 좀 더 비싼 값을 주고 상품을 사는데 사용한다. 수익을 마트가 가져가는 게 아니라 생산자에게 환원하는 것이다. 장학교차로에 있는 주유소도 마찬가지다. 2017년 12월부터 주유소 사업을 시작했다. 작년 매출 110억, 올해 매출 140억까지 예상하고 있다. 만약 개인이 하는 주유소가 이만큼 매출을 올렸다면 부의 축적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농협은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 주유소의 매출이 높은 것은 장사수완을 잘 발휘해서가 아니라 질 좋은 기름을 저렴하게, 정직하게 판매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긴 수익은 조합원과 나누고 좋은 상품은 지역 주민들과 나눈다. 이것이 지역에서 농협의 역할이다.

4. 행정기관이 개선하기를 바라는 점이 있나.

농협은 공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좋든 싫든 행정기관과 상생할 수밖에 없다. 농협이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반대로 행정기관이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를 고사시키는 꼴이 된다. 경쟁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좋은 의미에서 현재도 매우 잘 협동하고 있다.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춘천강동농업협동조합 직원들 중에 오래 근속한 사람은 20년이 넘게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동면의 농촌지역 주민들과 모두 형님, 동생하며 개개인의 대소사를 알고 참여할 정도로 가족 같은 조합이다. 하나라도 더 가족을 챙기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챙겨야할 가족은 이기적인 집단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뿌리가 되는 농민이다.

덧붙여 우리 주유소 많이 이용해 주시기를 당부한다. 최고급 자동세차기도 들여 놓았다(웃음).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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