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까지는 춘천의 대표축제라 할 수 있는 ‘마임축제’가 진행되었다. 최종적으로 몇 명이 왔다갔는지는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국가에서 정하는 우수축제로 다시 올라선 축제 수준의 면모를 갖춰 무난히 잘 끝난 것으로 보인다. 곧 이어 이달 11일부터는 춘천의 대표적 먹거리를 위한 ‘막국수 닭갈비 축제’가 막을 연다. 16일까지 6일 동안 춘천역 앞 행사장에는 막국수 닭갈비 홍보부스가 차려진 가운데 다양한 문화, 예술행사가 펼쳐질 전망이다. 축제라는 이름을 달지는 않았지만 2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춘천연극제도 이달 15일부터 7일간의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춘천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 크고 작은 기여를 해 온 이들 행사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춘천시민이면 누구나 한결 같을 것이다. 《춘천사람들》도 그와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여러 축제성 행사가 연 이어 펼쳐지고 있는 이즈음, 이들 행사가 더 많이 발전하기를 바란다면 그만큼의 애정과 진지함으로 이제는 공정관광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할 때라 생각된다.

공정관광이란 과잉관광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창되고 있는 개념으로 관광객만 즐거운 관광이 아니라 지역민도 함께 존중받는 관광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관광객, 지역 주민, 관광 사업체와 자연환경 간의 관계에서, 지역 주민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면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공정한 거래를 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이라는 내용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런 개념이 정말 절실히 필요한 이유는 다양한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생하여 한국인 사망자와 실종자를 다수 낸 유람선 사건이다. 비극의 원인이 과잉관광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일고 있다. 관광객 수가 너무 많아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배가 적정 수준을 넘어 운항된 관계로 선박 간 안전거리 유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공급이 과잉 수준이 되면 경쟁이 심화돼 안전은 뒤편으로 가게 마련이다. 

사고가 아니더라도 더 이상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명한 곳도 많다. 네덜란드는 밀려오는 관광객 수가 수용한계를 넘어서 국민의 삶이 불편해지게 되었다며 관광억제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호텔 신축이 금지되었는가 하면 페루의 마추픽추 방문객은 하루 2천500명으로 제한되었다. 외국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여기저기서 과잉관광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숙박업과 여행사, 관광식당 등이 과잉 공급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관광객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주민들의 안락한 삶이 위협 받고 있다 호소하는 서울의 이화동 벽화마을과 북촌 한옥마을,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 그런 사례다. 

아직 춘천은 과잉을 논할 시기는 아니다거나 가야할 길이 멀다고 할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이미 외지에서 온 오토바이 탑승 무리가 과도한 속도와 굉음으로 주민의 안락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 속출되고 있기도 하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공정관광의 개념을 축제나 관광발전 정책의 밑그림으로 그려야 하는 이유다. 해결할 수 없는 큰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려면 지금부터 실천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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