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기초공사 완료하겠다는 레고랜드, 시공사 선정도 못해
컨벤션센터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시민 기대·우려 교차
하중도 최남단에 7억 들여 이달 수변 생태공원 착공도

최근 중도를 둘러싸고 컨벤션센터와 수변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강원도로부터 나오면서 시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강원도는 하중도 레고랜드 부지 인근에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Event)와 전시(Exhibition) 등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관광 산업인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위한 국제컨벤션센터를 착공할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내달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전시산업발전심의회와 협의를 갖고, 내년 3월까지 행정안전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예산을 확보해 2021년 5월 착공한다는 입장이다. 개장 예정 시기는 2023년 8월이다.

지난 7일 땅만 파헤쳐진 채 레고랜드 조성 공사가 일시 중단된 중도의 전경.
지난 7일 땅만 파헤쳐진 채 레고랜드 조성 공사가 일시 중단된 중도의 전경.

도는 전시실 1만950㎡, 대회의실 1개, 중회의실 2개, 소회의실 8개, 공연장 3천700㎡ 규모의 컨벤션센터에 600개의 국제표준 전시 부스를 설치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동시에 3천 명이 국제회의를 진행하고, 최대 1만 명까지 입장할 수 있는 규모다. 소요 예산은 건축비 1천130억원, 토지비 572억원 등 총 1천70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컨벤션센터 조성 계획은 전혀 가시화되지 않은 도정부의 계획에 지나지 않아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중도문화연대 일원인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오동철 사무국장은 “강원도는 항상 일을 추진할 때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중앙정부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언부터 한다”며 도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컨벤션센터 부지는 현재 KB부동산신탁 앞으로 등기가 이전돼 있는데 그 부지 위에 도 건물인 컨벤션센터를 짓는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문제점을 이미 내포하고 있는 개발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도 레고랜드지원과 관계자에 따르면 컨벤션센터 부지의 일부는 KB부동산신탁 앞으로, 나머지 일부는 도 앞으로 등기가 되어 있는 상태다.

시민 정주영 씨는 “현재 강원도의 행태는 레고랜드 조성이 안 될 것 같으니 컨벤션센터를 짓는 식의 꼼수 개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차라리 중도 일대를 선사 유적지로 개발하라”고 말했다.

도는 컨벤션센터뿐 아니라 하중도의 최남단에 수변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 레고랜드지원과 장선희 주무관은 “수변 생태공원 조성이라고는 하지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잡목을 정리하는 수준으로, 중도가 개발되기 전부터 있었던 생태·위락 시설을 정비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식 공원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수변 생태공원 설계는 이미 끝난 상태고 이달 안에 착공할 예정이다. 소요 예산은 도비 7억원으로 그 절반인 3억5천만원은 향후 춘천시가 부담한다.

한편 지난해 말 멀린사가 새 사업주체로 변경되면서 가시화됐던 레고랜드 착공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춘천사람들》 제169호(4월 8일 발행)에 보도된 바와 같이 당초 멀린사는 4월 안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6월까지 기초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현재까지도 기초공사는 커녕 시공사 선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선정에 필요한 공모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해명이나 설명이 있을 법한데 그도 없다.

레고랜드 공사가 일시 정지된 현재, 발가벗겨진 중도를 놓고 새 컨벤션센터 이야기만 떠도는 상황이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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