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평] 레고랜드와 국제컨벤션센터의 시너지 효과는 허구
[이슈논평] 레고랜드와 국제컨벤션센터의 시너지 효과는 허구
  •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 승인 2019.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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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

지난 5월 강원도는 1천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대지면적 7만7천500㎡, 건축 연면적 4만950㎡에 전시실, 대회의실, 공연장 등을 갖추고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대규모 국제컨벤션센터를 2023년 8월 개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회의, 전시, 컨벤션 등 마이스(MICE)산업을 육성, 레고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원도의 이번 계획은 허점투성이로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오히려 레고랜드로 대표되는 중도개발 사업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우선 컨벤션센터를 건립한다고 마이스산업이 자동으로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대규모의 국제컨벤션센터가 전국에 16개나 운영 중이고, 울산과 청주에서도 곧 개장할 예정이다. 이 중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의 컨벤션센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심한 경우, 수년 만에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곳도 있다. 특히 경주나 제주, 여수 등의 컨벤션센터는 누적되는 적자에 못 이겨 민간 기업이든 시민주 방식이든 매각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감사에서도 많은 컨벤션센터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지자체가 운영비를 보전하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지역 입장에서는 인구나 산업규모, 접근성, 교통과 숙박 등의 편의시설 같은 여러 면에서 대도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인데다, 지자체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이스산업을 육성한다며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경쟁만 더 치열해졌다. 컨벤션센터사업은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강원도는 GTI박람회나 생물다양성총회 등을 언급하며 컨벤션센터의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이 행사들은 도내에서도 또 국제적으로도 순환 개최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짓겠다는 컨벤션센터의 고정수요라 할 수도 없다. 때문에 충분한 필요와 경제성을 바탕으로 계획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레고랜드로 대표되는 중도개발 사업의 사실상 실패를 또 한 번 가리기 위해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원도는 멀린사로 사업주체를 변경하면서 올 6월 레고랜드를 착공한다고 도민 앞에 재차 약속했었다. 그러나 멀린사는 5월 초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지만 아직도 아무 소식이 없다. 오히려 멀린사가 시공사를 재선정하면 기존 LL개발과 본 공사 계약을 했던 STX건설이 150억~200억 원의 위약금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만 커지는 상황이다. 레고랜드 테마파크의 정식 설계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고, 레고랜드 본공사를 위한 기반시설 공사비 약 500억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인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더욱이 레고랜드 테마파크 주변부지 분양에 실패하면서 자금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가 레고랜드 주변부지에 국제컨벤션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레고랜드와 더불어 레고호텔을 추진하는 멀린사에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어떻게든 본 공사를 시작해 달라는 유인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강원도는 하중도에 건설하겠다는 국제컨벤션센터에 1천700억의 국비와 도비가 든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렇듯 막대한 세금을 쓰는 컨벤션사업을 필요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도 없이 레고랜드 사업 실패를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졸속 추진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거짓으로 도민의 어깨 위에 놓인 혈세낭비의 짐을 키워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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