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순환적 농사의 중요성 강조돼야”
한살림 주최 강연 19·26·27·일에도 이어져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가라앉은 지난 5일 저녁 7시 한살림 춘천 온의매장 2층 조합원 활동실은 《녹색평론》 김종철 발해인의 강연을 듣고자 하는 한살림 조합원들과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번 강연은 한 살림에서 준비한 ‘제2기 무위당학교’ 강연회 중 첫 회로, 김 발행인의 ‘생명사상과 농경적 감수성’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그는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그레타 툰베리’의 환경운동 이야기, 그리고 농경적 감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기후변화, 한국은 관심 밖

한국은 기후변화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한국의 비핵화도 큰 숙제지만 기후위기는 한반도의 평화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 심각한 문제다. ‘한국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비핵화와 기후문제를 연결해 강연한 적이 있었다. 비핵화 성공은 세계의 관심 없이 이뤄지기 힘들고 공통관심사인 기후변화와 연결할 때 그들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지만 기성세대와 고령층일수록 이해의 폭이 좁았다. 한국이 환경위기에 소극적인 원인은 언론에 있다. 정치권의 유치한 말싸움과 가십성 기사, 상투적인 위로와 힐링 기사들로 넘쳐나 한국의 언론만 접하면 ‘세계인간의 문명 붕괴 위험성’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게 돼 버렸다.

그레타 툰베리를 보며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스웨덴의 16세 소녀 툰베리는 지난해 8월 ‘스웨덴 정치인이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3주간 등교를 거부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그 이야기가 언론에 소개되면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동참하게 됐고 이후 100여 개 나라 약 1천여 도시에서 같은 시위가 일어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게 됐다.

“위기를 위기라고 알리지 않는 언론들, 기후위기에 대해 받아들이는 척만 하는 모든 정치인들, 당신들의 침묵은 죄악입니다.” 지난해 10월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외친 말이다. 

툰베리는 여덟살 때 선생님으로부터 ‘지구가 처한 위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환경위기 심각성을 알게 된 툰베리가 1여 년간 우울증을 앓다가 뭔가를 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환경에 대해 더 공부하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운동의 시발 장소인 스웨덴은 1980년 이후 대형 화력 발전소를 줄이고 수만 개의 자연친화적 소형발전소로 대체한 나라다.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전기비용을 올렸고 마을단위나 가정형 소형 발전소를 구축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합리적인 모습이다. 한국은 전기소비 최대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누진제 변동으로 가격 단가를 내려 사용량을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현 정부의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농본주의, 농경적 감수성

근대의 공업사회는 지속적 성장만을 고집해 결국은 전멸로 가는 사회다. 소비하고 파괴하며 얻는 단기적 이익의 결과는 전멸, 공멸이다. 이와는 반대인 사회가 비 근대사회라 할 수 있는 농경사회다. 농경사회는 아시아의 4천년 농경역사처럼 땅을 살리면서 식량을 얻어가는 순환적 사회다. 인분으로 거름을 만들어 땅을 기름지게 하고 그곳에서 얻은 식량으로 다시 배를 채우는 느리면서도 순환적 사회였다. 땅에서 얻는 것은 식량뿐만이 아니라 자연에서 주는 행복감, 천지유정(天地有情)이었다. 이렇게 농경적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은 본능적으로 첨단기술에 대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식민지로 인해 농본주의 역사가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민교육을 이어나가야 한다.

‘무위당 학교’의 강연은 오는 19일, 26일, 27일에 청소년디지털중독, 공동체 만들기, 요리를 통한 소통 방법 등의 주제로 계속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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