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계몽 대상이 아니라 고유문화 계승하는 곳” 깨달아야

춘천농살림학교는 지난 4월 16일부터 6월 18일까지 효자동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희망리본에서 농촌생활을 꿈꾸는 시민을 대상으로 ‘농촌활동가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춘천사람들》은 농촌에 관심이 있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강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서배성 교사
서배성 교사

1. 강릉 ‘날다’학교 서배성 교사

교사는 교육자와 동어일까? 아니다. 교사라는 공적인 자격이 없어도 교육자가 될 수 있다. 교육자는 교사보다 더 큰 범위이다. 교사를 넘어 농촌 환경에 맞는 교육자로서 농촌에 정착할 수 있었다. 두 가지 교육 방향을 목표로 삼았다.

첫 째는 집단지성 교육이다. 집단지성교육은 오류가능성을 인정해 수정과정이 솔직하고 신속하다는 특징이 있다. 자칫 무질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은 통솔권이 분산될 뿐 고유한 질서가 발생한다. 또한 수평적이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며 공공성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농촌은 도시와 상대적으로 이러한 교육을 실천하기에 용이하다.

두 번째는 생태교육이다. 당연히 도시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교육이다. 마을사람들 모두와 아이들에게 농사일을 구경하고,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자연을 만지고, 농사의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물론 이런 교육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관심분야가 있다면 따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을 적절히 표현한 문구가 있다. “먼 길 가는 사람은 목표의 정당성이나 목표의 아름다움보다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 신영복 작가의 말이다.

이효숙 교사
이효숙 교사

2. 홍천 ‘새끼줄’ 이효숙 교사 

2014년 서울에서 강원도 홍천군 동면으로 무작정 이사를 왔다. 그때부터 농촌생활이 시작됐다. 1년차에 논 2천평, 밭 2천평 규모의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농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점만 깨닫고 포기해야 했다. 농사일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농촌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16년 2년차에 20년 동안 묵혀두던 교사자격증을 사용하여 분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게 됐다. 이후 2018년 4년차에 젊은 귀농귀촌 학부모 엄마들의 바람과 열정을 모아 ‘온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공동체 새끼줄’을 시작했다. 현재 ‘이웃삼촌 공부방’, ‘영귀미 북새통’, ‘Freeflow 움직임 교실’, ‘동네방네 꿈 이음 학교’, ‘로빈슨 크루소 놀이프로그램’, ‘우리 동트는 마을’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에 정착하려면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며 최소한 3년은 버텨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또 농촌이라는 특성상 타인에게 자기의 솔직한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겸손해야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농촌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도시와는 다른 고유한 문화를 계승하는 곳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자면 함께 할 동료를 찾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최대영 팀장
최대영 팀장

3.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 ‘나이들기좋은마을’팀 최대영 팀장

2014년 6월 오랫동안 꿈꿨던 귀촌을 실행했다. 연고가 없었지만 우연히 춘천에 자리 잡게 됐다. 현재도 월세를 살고 있고 늘 이방인 또는 유목민 같은 처지다. 개인적으로 너무 깊이 뿌리를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착한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 속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농촌에서 농사도 짓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만 하기에는 마을주민들에게 부채의식 같은 불편함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춘천산골마을협동조합에서 일하면서 농촌휴양마을 사무장을 하게 됐다. 여기에서 일하면서 발견한 것은 고령화나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 등 농촌의 부정적인 모습이었다.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농촌이 지속가능한 마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고 마침내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별빛사회적협동조합에서 제안이 왔고 현재 ‘나이들기좋은마을’ 팀에서 노인복지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정리 |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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