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 위한 일자리, 문화복지 등 시 정책 전무
“독거남·무직·50대…알코올 중독 등 문제 도드라져”

후평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 A 씨의 말에 따르면 최근 소주병 배출이 3~4년 사이에 세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집에서 소주를 마시는 남성 장년층이 늘어서 그렇다는 말도 덧붙인다. 춘천시내 한 복지관은 50대 남성이며 무직인 알코올 중독자의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고 춘천 읍면동 지역사회보장 협의체에서도 ‘장년의 독거남’의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꼽기도 했다. 

이처럼 장년층의 사회적 문제는 전국적이고 지역적인 이슈이기도 하지만 아직 대비책은 전무할 정도여서 복지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변갑성
일러스트=변갑성

춘천지역의 연령 및 성별에 따른 인구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0대까지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50~59세 인구는 16.21%에서 16.51%로 증가하고 60~69세 인구는 8.64%에서 10.90%로 크게 증가했다. 장년층 인구증가에 비례해 조기은퇴자의 수가 늘어나 장년층이나 초기노년층 중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무직자수도 크게 늘었다. 이들의 불완전한 노동현실은 경제적 불안을 가져왔고 ‘가정 분리’로 이어져 ‘독거 장년층 증가’라는 사회현상이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인가구 증가비율도 5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사회보장 서비스는 전무한 상태다. 재활과 재취업 프로그램을 가동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을 찾아보기 어렵다. 

춘천시는 중위소득 50%이하 차상위계층을 위한 자활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소득은 월 230만원 이하여야 하고 2인 가족일 경우 145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가족 중 한명이라도 일을 하게 되면 고용노동부와 지역자활센터 서비스 제공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재산 등을 고려한 기준이라 은퇴한 장년층을 포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춘천시 사회정책과 일자리창출 담당 계장은 “청년층과 노년층의 일자리 창출 담당부서는 있지만 장년층일자리를 담당하는 부서나 직원은 없다”며 “전국적으로 부상하는 문제라 논의는 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책은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장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 복지 서비스도 전무하다. 전반적인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장년층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해 “복지사각지대가 맞고 일자리정책부터 문화 복지까지 전무한 상태다. 현재 세워진 계획은 없지만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최균 교수는 “젊은 은퇴자들은 갈 곳이 없다. 특히 남성일 경우 더욱 은둔형이 된다. 문화프로그램, 복지센터 등도 이용할 수 없고 이용 의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혼이나 이혼, 독거남, 무직 상태인 50대 남성들이며 이들은 알코올 중독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면서 조속한 사회보장 서비스 가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문제해결을 위해 고용노동부에서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춘천지역자활센터에서 소양을 길러주며 이를 위해 관이 협력하는 ‘3개 단체 협력 시스템’이 가동돼야 하지만 아직 활동이 저조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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