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노루목저수지 개발 방안 놓고 2차 마을주민토론회 열려
전문가들, 일부 매립·일부 보존에 일정 수준 수렴…주민, 의견 분분해 안개 속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1957년 준공됐으나 일대의 개발로 농토가 사라지면서 2017년 용도폐기 된 동면 노루목저수지의 개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2차 마을주민토론회가 지난 10일 동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주민 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주민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전문가들 의견은 앞서 개최됐던 4차례 이상의 주민간담회와 1차 마을주민토론회에서 도출된 주민 의견을 검토한 후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형식을 취했다.

지난 13일 오전 동면 노루목저수지의 모습.
지난 13일 오전 동면 노루목저수지의 모습.

전문가로서 첫 순서를 맡은 대한건설협회 강원도회 최형규 사무처장은 저수지 일부를 연못처럼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을 매립한 뒤, 주말마다 장터가 들어오는 ‘문화지역’,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지역’, 웰니스식품·바이오산업 연구를 위한 ‘연구개발지역’으로 나눠 개발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립을 통한 개발을 할지 보존을 통한 개발을 할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해당 지역은 춘천시 도시관리계획 상 자연녹지 지역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 도시개발정책 방향의 재검토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산 E&C 건축사사무소’ 한광호 대표는 “노루목저수지의 개발을 위해 현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수지를 매각하는 현실적인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면서 “한 가지는 춘천시가 농어촌공사로부터 저수지 부지를 매입하여 일부에는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일부는 시 역점사업에 유리한 업체들에 다시 매각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농어촌공사에서 일반에 공개 매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루목저수지개발위원회 허승 위원장은 “일반에 공개 매각이 이뤄져 혹여나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부동산 업자들이 낙찰을 받게 되면 저수지 부지에 주민 의견과는 전혀 다른 시설이나 기업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한 대표는 “주민들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서 첫 번째 안과 같은 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것이 좋다. 지난 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의견을 제시한 바와 같이 저수지 부지에 영상산업을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 캠프페이지 부지가 몇 년 이내 개발되면 그곳에 있는 영화촬영소는 어딘가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저수지 부지에 산업단지나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으며 매각해서 주택지구로 개발해야 동면 전 지역이 동반 성장한다는 주민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전문가들은 “춘천에는 아직 개발을 못하고 있는 땅이 많아 굳이 저수지를 매립하면서까지 택지를 조성할 이유는 없다. 또한 도시계획 변경은 시에서 하기 때문에 택지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시에서 그에 맞는 개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는 반론을 제시했다.

‘동양아이텍’ 고광만 대표는 “저수지 부지 개발 방안을 놓고 크게 생태공원, 주택지구, ICT산업단지, 공기업 유치 안이 나왔으며 이 가운데 공기업 유치 안이 가장 실효성이 높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 같은 공기업은 조건만 적합하면 단기간에 유치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하천살리기 시민실천단’ 조선재 대표는 “저수지를 있는 그대로 보존해서 시민을 위한 수변 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환경문제를 생각해서라도 개발보다는 보존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민간담회·주민토론회를 주최해 왔던 동면 행정복지센터 측은 “더 이상의 간담회·토론회는 없을 것이며, 지금까지 나온 주민 의견들을 취합해 시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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