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희 서예가, 서예작품으로 엮은 책 《노자》 출간
“시처럼 써 넣어 시각적 효과를 살렸다"

발돋움 하는 사람은 서지 못하고
가랑이를 벌리고 걷는 사람은 뛰지 못하며 
스스로 드러내는 사람은 밝지 못하네.

2천500년 전 중국의 사상가 노자가 도(道)대해 설파한 내용을 정리한 《도덕경》 중 24장 ‘불처(不處)’의 일부다. 30년 전 여현 황선희 서예가가 노자에 매료되게 된 글이기도 하다. 그는 노자의 가르침을 한 줄 씩 붓으로 써내려간 작품을 함께 엮어 《한 줄로 읽는 도덕경, 노자》를 출간했다. 

황선희 서예가는 서예작품이 수록된 《한 줄로 읽는 도덕경, 노자》를 출간했다.
황선희 서예가는 서예작품이 수록된 《한 줄로 읽는 도덕경, 노자》를 출간했다.

노자의 책은 전문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한 줄로 읽는 책을 펴낸 황 서예가는 “덜어내는 방식을 취해 한 줄과 한 단어에 깊이 몰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절제된 언어로 공백과 여백미를 강조했다. 노자의 도는 교육과 예(藝)로 대치해 읽어도 뜻이 통용돼 가족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에 출간을 하게 됐다고 발간취지를 밝혔다.

강원대학교 철학과 남상호 명예교수의 서평에 책의 매력이 잘 드러나 있다.

“노자의 《도덕경》은 4자구 형태가 맞아 시적인 맛이 있다. 하지만 다른 책들은 산문처럼 한 줄로 늘어놓아 시각적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 책에서는 주요문구를 작가가 새롭게 번역해 서예 작품 속에 시처럼 써 넣어 시각적 효과를 한껏 살렸다. 저자의 시서화의 개념을 쉽게 표현해 《도덕경》이 다시 태어나게 됐다. 또한 영어 번역문을 실어 서양인의 시각을 배려했다.”

출간의 기쁨이 크지만 작가는 출판회 등을 계획하지 않는다. ‘불언지교(不言之敎)’, 말없는 가운데 가르친다는 노자의 말처럼 많은 설명이 이롭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바 있는 황 서예가는 춘천서예모임 ‘소소서우회’의 대표이기도 하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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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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