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친절·정시운행·안전운행 등 소프트웨어도 개선해야”
버스 콜센터, 협동조합 활성화, 안전띠 등 제안도

춘천시 교통과 대중교통체계개편 TF팀은 오는 9월 선보일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춘천의 대표적 시내버스 회사인 대동·대한운수 이사회는 지난 20일 대동운수와 대한운수의 통합을 승인하고 사명을 ‘(주)춘천시민버스’로 바꾸었다. 회사 측에 대한 투쟁을 선포했던 기존 민주노총 대동·대한운수 노조는 회사 측과 임금과 수당에 대한 합의를 이뤘고, 다른 사안들은 합의 중에 있어 집회 재개를 보류하고 있다.

빠듯한 운행시간 때문일까, 많은 버스들이 버스정차장이 아닌 차도에서 승객을 내리고 태우면서 택시 등 다른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빠듯한 운행시간 때문일까, 많은 버스들이 버스정차장이 아닌 차도에서 승객을 내리고 태우면서 택시 등 다른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그런데 춘천 시내버스의 실제 이용객인 춘천시민들은 시내버스 시스템에 대해 어떤 변화들을 원하고 있을까? 춘천시가 시내 전 지역을 돌면서 시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춘천사람들》은 이를 집중보도하여 제대로 된 노선개편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민들은 한편으로 서비스 개선 등 소프트웨어 개선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춘천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SNS에는 기왕 시민들의 편익을 위해 노선개편을 하고 있으니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시스템도 이참에 만들어주길 희망하는 소리가 적지 않다. 또한 노선개편이 회사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회사는 운수노동자에게 무리한 운전을 하도록 강요하게 되고 이는 시민들의 불편 감수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빼놓지 않는다.

노선개편에만 집중한 나머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요소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하는 것은 시내버스 시스템이 제대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춘천시의 보다 폭넓은 상황점검을 위해 《춘천사람들》 SNS에 올라온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옮겨본다. 

유용준 기자

- 이재욱(고탄리): 시내버스 개혁의 핵심은 노선이나 배차간격이 아니라 기사의 친절, 정시도착과 정시출발이라 생각합니다. 사북면 고탄리에는 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빨리 오거나 늦게 오는데 그 시간차가 20분 이상 날 때도 있어서 동네 노인들이 늘 30분 전에 정류장에 나가 있습니다. 버스가 오는 것을 보고 할머니가 뛰기 시작하는데도 기사님이 할머니를 빤히 쳐다보며 출발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급출발, 급정거, 승객에게 무안 주기, 화내기 등을 고치지 않으면 노선 변경하고 환승센터 아무리 늘려도 무용지물입니다. 버스 승차 예고제도 제안합니다. 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빨리 오거나 늦게 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정류장에서 몇 시에 몇 명 탄다고 버스 콜센터에 알려놓으면, 콜센터에서 기사에게 전화나 문자로 알려서 그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우게 하는 것이지요.

- 이한석(퇴계동): 40년 째 춘천에서 살고 있고, 학창시절 통학수단으로 버스를 이용했던 40대입니다. 현재도 버스 앱을 이용하여 가끔씩 편하게 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기사님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저렴한 요금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사님께서 친절을 겸비한 안정적인 ‘베스트 드라이버’라면 금상첨화겠죠.

-이정열(퇴계동): 춘천 시내버스에 안전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전띠에 대한 안내방송도 있어야 할 것이고요. 버스는 승객들이 앉은 후 출발하고 승객은 버스 정차 후 일어나 내려야 합니다. 너무 빠르게 달리는 것도 무섭습니다. 예전에 기사님과 얘기를 나눠보니 배차시간 때문에 후다닥 가야 한다더군요. 회사 측과 조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수고하시는 기사님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겠지요.

-최중원(광판리): 광판리 농부입니다. 가끔 술 한 잔 하러 시내로 갈 때 2번 버스를 이용합니다. 그때마다 기사님들을 보면 “이 차가 몇 년이나 운행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하게 운전을 하십니다. 장시간 운전에 피로감이 누적돼 짜증이 나거나 빨리 종점에 도착해 쉬고 싶은 마음도 이해합니다만 ‘적어도 버스의 내용연수(耐用年數)는 채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노파심에 한 자 적어봅니다.

-유규현(신북읍): 자가용보다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매번 같은 소리를 하는 것도 싫습니다. 짐짝 취급에 싸운 적도 많습니다. 종점까지도 간 적도 있네요.

-이혁종(석사동): 기사님들의 친절은 0점입니다. 확실한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고민 좀 해주세요!

-고대원(효자2동): 효자2동 주민입니다. 급출발과 급정거가 심한 탓에 가끔 버스 타보면 무섭습니다. 기사님들께 제안합니다. 회사가 협동조합 형식으로 회생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기사님들이 조합에 가입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전운행과 배차시간 조정, 임금 현실화 등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봅니다. 피고용자가 아닌 협동조합 회원이자 회사의 주인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한다면 능률도 오르고 친절과 안전운행까지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선재(근화동): 근화동에서 신북읍 소양댐 방면으로 오갈 때 불편합니다. 버스가 회차지인 소양댐을 돌아서 오기 전까지는 운행정보가 뜨지 않습니다. 운행정보가 정확하지 않거나, 뜨지도 않았는데 버스가 올 때도 있고요. 소양댐 같은 종점에서부터 승객을 꽉 채우고 내려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샘고 학생들은 만원 버스라 못 탈까봐 네 정거장 앞에 가서 타기도 하네요.

-김화존(추곡리): 시내버스 회사 노사는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과 대화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시민들은 기사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모습과 조용히 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각 기관장들과 공무원들은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을, 승객의 실수에 욕하는 버스 기사 분들은 친절을 겸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합니다. 거칠게 운전하며 오항리를 오가는 18번 버스 기사 한두 분께는 안전운행 해주시길 촉구합니다. 회사와 기사, 시민들이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중교통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이원상(후평1동): 지난 20일 오전 9시 32분에 동보빌리지 앞에서 64-2번 버스를 타고 퇴계동에 있는 한의원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중앙로에서 교통카드 단말기에 고장이 생기자 기사분이 대체할 버스를 요청하는 한편 승객들은 같은 방향 버스에 일일이 태우더군요. 갈아탄 30번 버스에서는 한 노인이 병원 이름을 대며 기사에게 내릴 곳을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그 승객이 버스에서 내린 후 엉뚱한 방향으로 가자, 기사분이 버스 밖으로 나가 제 방향을 알려주고 돌아왔습니다. 이 광경을 본 차 안의 승객들이 기사를 칭찬했습니다. 저는 주로 버스를 이용하는데 친절한 기사들을 자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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