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온도’전, 카페 ‘느린시간’에서 6월말까지

평창군 대화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마혜련 화가는 지점토로 공예를 만드는 할아버지를 통해 자연히 예술을 접하게 됐다. 중학교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는데 가족들의 지지가 많은 힘이 됐다. 현재 서른한 살인 그는 ‘색채와 함께 하는 삶’ 이외에는 다른 삶을 상상 해본 적이 없어 앞으로도 계속 정진해 나갈 생각이다. 

마혜련 화가
마혜련 화가

그가 그리는 그림의 정서적 바탕은 ‘자연’이다.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을 그림에 담았다. 대학 때는 ‘삼각도형’을 주제로 강열한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점점 외부의 영향을 받으며 곡선이 생기게 되면서 그림이 ‘착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림의 주제가 ‘나’에서 ‘나와 연결된 것’, ‘연결된 대상’으로 번지며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그림에 표현된 형상의 겹침은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것이고, 그가 만들어낸 화면의 결과물은 보는 이와 수없이 만나며 단단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게 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는 인스턴트식의 관계와 한없이 순수하거나 완전히 비즈니스적인 관계 등 다양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류하는 요즘, 보는 이들에게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궁금했어요.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존재방식이 저마다 다 다른데 그것을 표현하고 기록하고 싶었죠. 작업을 준비할 때 느꼈던 살아있음의 키워드는 ‘온도’였어요. 그래서 그때 ‘그 대상이 살아있는 온도는 몇 도일까?’, ‘각기 저마다의 온도들이 맺는 관계속의 온도는 또 몇 도일까?’를 연구하고 기록했죠. 우리 삶의 온도를 그려내 보고 싶었어요.”

그림에서 형상의 겹침은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림에서 형상의 겹침은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가족과 친구 등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맙고 소중해 그것을 공유하는 감정들을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어 한다.

앞으로도 ‘살아있음’에 대한 표현을 다양하게 드러내는 작업에 몰두할 것 같다. 지금 어디에 있고, 주변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느끼며 사는 삶속에 그림은 ‘살아있음’의 아주 긴 기록지일지도 모르겠다.

마혜련 화가의 ‘관계의 온도’ 그림전은 6월 말까지 카페 ‘느린시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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