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네트워크 세미나, “청년문제 심각하고 청년정책 필요”
다양한 문제, 다양한 의견, 다양한 해답…“청년 정책기구 절실”

 

춘천청년정책네트워크가 주최한 ‘정말미친위원회’ 오픈세미나가 지난달 25일 ‘블랙뮤지엄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정말미친(정책을 말하고 미래를 여는 친구들)위원회는 청년정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춘천시에 정책을 제안하고 모니터링하는 청년정책참여플랫폼이다.

세미나는 청년청준비위원회(사회적경제과) 이동근 위원이 청년문제의 심각성과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시작됐다. 이 위원은 “춘천 전체인구는 증가했지만 유독 청년인구는 감소했다”며 “11월 청년청이 생길 예정이다. 청년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서 청년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블랙뮤지엄 스튜디오’에서 열린 춘천청년정책네트워크가 주최한 ‘정말미친위원회’ 오픈세미나. 자발적으로 모임에 온 청년들이 청년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블랙뮤지엄 스튜디오’에서 열린 춘천청년정책네트워크가 주최한 ‘정말미친위원회’ 오픈세미나. 자발적으로 모임에 온 청년들이 청년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동근 청년청준비위원이 춘천의 청년일자리 문제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동근 청년청준비위원이 춘천의 청년일자리 문제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업유치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거론 됐다. 청년 A는 무엇보다 기업유치에 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의 경우 처음의 장밋빛 계획과 달리 청년 일자리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왔다. 시가 기업을 유치할 때 조금 더 책임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 B는 “춘천에 온 지 5년 됐다. 춘천에 애착이 있다. 그러나 춘천이 기업에게나 청년에게 매력 있는 도시는 아니라고 느낀다. 다양성이 없다. 일자리도 한정적이고 문화도 한정적이다. 주거 공간만해도 다 비슷비슷하다. 청년에게는 선택권이 필요하다. 사람은 선택할 수 있을 때 매력을 느끼게 된다. 단순한 일자리 문제만은 아니다”며 현재 청년정책의 단순성을 비판했다.

청년 C는 “원주는 우리와 비슷한 조건인데 혁신도시를 유치했다. 어떻게 했는지 배우고 본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D는 이에 대해 “하지만 원주 혁신도시의 경우 반쪽짜리 성공으로 보인다. 기업을 중심으로 사람이 사는 공간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업무공간의 역할만 하고 있다. 퇴근시간 이후에는 인구공동화 현상으로 썰렁하다. 요즘 2차 혁신도시 유치 이야기가 들린다. 만약 춘천에 유치된다면 삶의 뿌리를 내리는 도시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년 E는 “청년들이 뭉치지 않으면 힘이 없다. 춘천시 1년 예산이 1조4천억 정도고 아동이나 노인층에 투입되는 예산은 수백억 단위인데  청년층에 투입된 예산은 불과 50여억원이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년 F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청년들에게는 구심점이 없다. 대한노인회처럼 우리 청년들도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청년청이 필요하다. 의제도 만들고 정책도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정치한다는 오해와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정치적인 힘을 가져야 우리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고 덧붙였다.

청년 G는 “현재 대학생인데 졸업하고 춘천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친구들도 그렇다. 춘천은 청년과는 거리가 먼, 아주 보수적인, 노인을 위한 정책이 주도하는 이미지이다. 이번 닭갈비 축제만 해도 그렇다.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수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닭갈비 축제의 분위기는 아주 오래된 늙은 축제의 느낌이었다. 청년들을 참여하게 할만한 매력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청년 H는 “춘천이 고향이지만 여러 지역에서 머무른 경험이 있다. 그리고 지역에 머무를 때마다 청년 모임에 참석했다. 아주 재미있고 훌륭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춘천에 와 보니 청년 모임이 전무했다. 이번에 이런 모임이 조직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다. 경험 상, 이런 모임이 지속된다면 분명히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몇 가지 우려가 표명되기도 했다. 특히 지금 청년청은 현시장의 주도 아래 조직되기 시작했는데 시장이 바뀌거나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이에 대해 김정곤 청년청준비위원은 “현재 사회적경제과 소속으로 준비 중이지만 ‘춘천청년정책네트워크’라는 민간 조직의 제안이 받아들여 진 것일 뿐, 시나 시장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 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민간이 주도하는 정책 플랫폼”이라며 지속적인 활동을 약속했다. 

홍석천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