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관로 현대화 사업 과정서 고여 있던 물이 빠져 나오는 현상
“일시적이지만 상수관로 현대화 사업 완료 때까지 지속 발생할 것”

인천뿐만 아니라 경기도 안산, 충북 청주에도 녹물이 섞인 붉은 수돗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춘천에서도 효자동과 서면 일대에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보도가 있었다. 《춘천사람들》은 강원지역 상하수도 토목공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링회사의 설계사를 만나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근본적인 이유는 과거에 수도관을 무질서하게 설치했기 때문이다. A에서 B로 가는 관로가 하나이면 문제될 게 없다(그림 1). 그런데 인구가 늘어나고 거주지역이 확대되면 관로가 연결되게 된다(그림 2). 그런데 이 상태에서 관로에 문제가 생기면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격자식 관망을 구축하게 된다(그림 3).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태에서 물이 실제로 어느 관로를 통해 흘러가고 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유체역학의 복잡성 때문에 경험적으로 물이 잘 나오고 있는지만 판단할 뿐, 현실적으로 물의 흐름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다시 말해 현재 물이 잘 나오고 있다고 할지라도 어떤 관로에는 물이 흐르는 반면 어떤 관로에는 물이 통하지 않고 고여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 관로에 이물질이 적채되어 있다. 그런데 요즘 이렇게 무질서한 상수도를 정리하는 상수관로 현대화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블록화시스템이라고 부르는 구조(그림 4)인데 주거지역을 소·중·대블록으로 묶어 관로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블록화를 하면 유수율이 줄 뿐만 아니라 이물질이 발견되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특정 블록만 상수도를 차단해, 정밀하고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공사 과정에서 하나의 관로를 폐쇄하면 그동안 물이 흐르지 않던 관로에 갑자기 물이 흘러들어 고여 있던 녹물이 흘러나가게 된다.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인 것이지만 앞으로도 많이 발생할 것이다. 새로운 상수도 시스템을 정착시키려면 어딘가에 고여 있는 녹물이 다 빠져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천지역에서 녹물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고 전국적인 이슈가 된 원인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관로의 노후화나 관로교체, 혹은 제수밸브를 지나치게 빨리 열어 수압이 급격하게 높아 질 때 녹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춘천시 상하수도본부에서도 “이번 녹물은 노후상수도관 교체공사 중 발생한 일이며 자주 있는 민원인데 인천지역의 사고가 워낙 큰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놀란 것 같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천 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