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공연이 안 열리거나 텅 빈곳에서 홀로 공연하기도
시민기자단 “이럴 거면 안하는 것이 낫다”

아름다운 문화도시에서 버스킹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팀들이 시민의 무관심속에 고개를 떨궜다. 

지난 4월 춘천시는 ‘버스킹 시티 춘천’을 만든다는 목표로 전국에서 약 50개의 버스킹 팀을 선정해 5월부터 6월까지 남춘천역이나 석사교아래, 브라운5번가, 의암공원, 소양강스카이워크, 김유정문학촌 등 춘천일대에서 버스킹을 펼쳤다. 하지만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공연을 즐기는 시민들의 수는 생각보다 적어 일부 공연에선 공연자를 민망하게 만들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평일 저녁 육림고개 입구의 텅 빈 야외무대에서 버스킹 팀이 공연을 하고 있다.
평일 저녁 육림고개 입구의 텅 빈 야외무대에서 버스킹 팀이 공연을 하고 있다.

또 버스킹 일정을 확인하고 장소로 갔는데 공연이 열리지 않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광장에서 관객은 한명도 없이 홀로 공연을 진행하는 팀도 있었다. 일요일, 브라운5번가에서 혼신을 다해 공연하던 팀도 시민의 호응을 받기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팀은 “앰프 연결선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데 주변상인들은 호의적이지 않고 시 담당자는 연락도 안 돼 힘들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평일 육림고개에서 공연하던 팀의 유일한 관객에게 소감을 묻자 이번 버스킹 프로그램을 취재하는 ‘시민기자단’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시민기자단은 공연리뷰를 개인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리는 일을 한다. 이들은 그동안 주말 공지천 일대에서 공연한 팀 포함 약 5개 팀을 취재했는데 “이럴 거면 안하는 게 낫다”며 매우 냉소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청주나 서울에서 온 팀들도 있었다. 멀리서 올 땐 돈보다도 기대하는 바가 있었을 텐데 관객 없는 무대에 홀로선 그들을 보는 순간 미안한 마음에 공연을 즐길 수도 없었다”며 격앙된 표현을 드러내기도 했다.

춘천시는 이에 대해 “홍보가 부족해 시민의 반응이 제한적이었지만 하반기에는 계획을 보완할 생각”이라면서 “춘천시민들도 아직 버스킹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적응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공연을 즐기고 예술가들에게는 무대의 기회를 넓힌다며 계획된 프로그램이지만 ‘빈 무대의 경험으로 인해 오히려 버스킹 팀에 사기를 저하시킨 것 같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홍보 부족과 너무 많은 공연에 시선이 분산되며 관객을 잃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하반기에도 예정된 사업이라면 무대에 서는 팀 선정과 공연시간에는 선택과 집중을, 팀 관리와 홍보에는 좀 덕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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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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