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지난주에는 공교롭게도 청년이 시 정책에 대해 활기차게 토론하고 제안하는 자리가 두 개나 열려 모처럼 흐뭇했다. 춘천청년정책네트워크의 ‘정말미친위원회’가 지난달 25일 개최한 청년 초청 오픈세미나와 국토교통부가 사회적기업 ‘안테나’와 함께 지난달 25일과 26일 연 ‘2019 도시재생 캠프톤’이 그런 자리다.

‘정말미친’이란 ‘정책을 말하고 미래를 여는 친구들’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이 위원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청년실업’과 같은 단어에서 풍기는 억압되고 끌려가는 청년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볼 수 있었다. ‘도시재생 캠프톤’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춘천지역 젊은이만을 모은 것이 아니고 전국의 젊은이들을 모아 춘천지역 도시재생을 위한 젊은 시각을 부여하자는 자리였지만 당연시되는 ‘어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그 반대여서 신선했다. 

오픈세미나에서는 춘천시의 공무원이나 고위 공직자가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청년청준비위원회라는 춘천시의 공식적인 기구가 자리를 주도하면서 청년들의 제안에 귀를 기울였다. 도시재생 캠프톤에서는 젊은이가 정책을 제안하고 중앙과 시의 행정부가 이를 들었다. 2019년 6월에 공교롭게 같은 주에 열린 싱싱한 분위기의 두 자리였지만 앞으로는 거의 매주 이런 자리가 열려 춘천시가 젊음의 패기로 가득한 미래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춘천의 현실은 희망과는 꽤 동떨어져 있어 보인다. 춘천시정부가 올해부터 인구30만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최근 5년간 인구추이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노년층을 제외한 전 연령층의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자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청년층(20~39세)의 인구정체와 중장년층(40~59세)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청장년층의 인구 감소에 못지않게 춘천의 현실을 더 어두워 보이게 하는 요인은 몇 가지 더 있다. 청년층 감소가 있는 도내 다른 도시와 다르게 춘천에는 청년들의 집합소라고 할 대학이 6개나 존재하고 있다. 다른 도시처럼 일단 청년들에게 이 도시를 경험하게 할 필요는 전혀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축소되고 있다. 

지난달 춘천시청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에서도 청년층에 대한 강조의지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노인과 장애인의 복지를 확대할 목적으로 문화복지국에서 복지를 떼어내 복지국을 만들었지만 청년을 위한 국·과의 변화는 없었다. 일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사회경제과 차원에서 11월 운영을 시작하기로 목표하는 청년청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독립의제로 부각되지는 않았다.

다행한 일도 있다. 올해 3월 인구30만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춘천시 인구증가시책 지원 조례’를 에 제정하여 전입대학생을 위한 장려금을 학기별 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한 일, 지난달 20일 청년인 새내기 공무원을 모아 춘천시내 대학생을 춘천시민으로 만들 방안을 짜도록 한 일은 긍정적이다. 

춘천시의 발전을 위해 청년만을 위한 도시를 만들라거나 청년들만 참여해 도시정책을 만들라거나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춘천시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행정 역량을 이들 문제에 골고루 나눈다면 도시의 혁신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청년 문제는 농업, 노인복지 등 여러 문제와 다 연결이 되어 있으면서 이들을 역동성 있게 끌어올릴 재목이다. 따라서 그냥 그렇게 정도가 아니라 지금보다 훨씬 더 미친 정도로 청년 정책에 몰두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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