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어 읽어야 진정한 시”

“사람들은 시를 눈으로 읽지만 소리 내어 읽지 않는다. 그러나 시를 소리 내어 읽지 않는 것은 연주회에서 연주를 하지 않고 악보만 보여주는 것과 같다. 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시 낭송이 필요하다.”

‘제2회 반기문전국시낭송대회’에서 평화대상을 수상한 김진규(58) 씨는 3년째 시낭송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교사로 재직하던 2016년 동료 교사의 권유로 시 낭송 동호회에 나가 처음으로 시 낭송을 배웠다. 시 낭송을 접하기 전 시 낭송에 대해 다소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생각과 다르게 정확한 발음과 감정 전달에 시 낭송의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다. 시 낭송의 가장 큰 매력은 낭송을 통해 함께 감동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의 매력에 빠진 그는 동호회 두 번째 모임에서 대회 참가를 권유 받고 나간 첫 대회 ‘제1회 서울 포엠 페스티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김진규 시낭송가의 낭송모습
김진규 시낭송가의 낭송모습

이후 본격적인 시 낭송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2017년 학습 연구년제를 이용해 ‘낭독의 재발견’을 연구했다. 이때 ‘재능 시낭송 교사 직무연수’를 받아 표준발음법과 발성, 띄어 읽기, 감정 전달법, 리듬 등을 배울 수 있었다.

2017년 8월 전국 대회로 불리는 ‘재능시낭송대회’ 전국 예선에선 최우수상을 본선에선 동상을 수상하며 낭송가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약 3년 만인 지난달 29일 반기문전국시낭송대회에서 이상화의 시 ‘역천’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시 낭송가의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시를 알리는 것이에요. ‘역천’은 이상화 시인이 직접 뽑은 대표 시에요. 그런데 이 시는 중·고등학교 교과에서는 물론 논문에서도 찾기 힘들었죠. 그래서 저도 이 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너무 좋은 시를 알리고 또 상까지 받아 매우 뿌듯해요.”

단기간에 많은 상을 수상한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비결로 틀에 박히지 않은 자연스러움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읽기 위해서는 ‘띄어 읽기’가 가장 중요하다. 띄어 읽기를 잘해야 리듬감이 살고 전달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 낭송 대회는 1년에 100여 개지만 대상 수상 경력자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10개뿐이다. 하지만 낭송을 통해 시의 의미와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대회는 어느 것도 좋단다. 

사람들이 간혹 시를 어렵게 느끼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시의 형식을 외우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는 노래다. 노래를 잘 몰라도 리듬이 좋아서, 가사가 좋아서 흥얼거리며 즐기듯 시도 노래처럼 즐겨야 한다는 김 낭송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조유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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