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짜리 ‘장애인 우대’ 구인광고 등 고용률 ‘편법 난무’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춘천교육지원청 ‘인식개선’ 콘서트 열어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늘었지만 이를 반기는 기업체는 없다.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사업체와 일하고자 하는 장애인, 그리고 시민의 의식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현 정부는 올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로자는 3.2%에서 3.4%로, 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 기업은 2.9%에서 3.1%로 상향시켰다. 즉 100명의 기업체라면 4명을 고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어길 경우 최저급여의 약 6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용부담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을 위한 콘서트가 지난 11일 춘천시청에서 열렸다. 하반신 마비 현대무용수 김용우 씨와 그의 아내 이소민 씨가 무용공연을 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을 위한 콘서트가 지난 11일 춘천시청에서 열렸다. 하반신 마비 현대무용수 김용우 씨와 그의 아내 이소민 씨가 무용공연을 하고 있다.

지자체나 공기업은 대체적으로 3.4% 기준을 웃돌거나 조금 못 미치는 기준으로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춘천시 정부는 지난달 춘천시청 공무원 대비 장애인 고용률이 3.57%로 의무고용율를 초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 기업들은 의무고용률 충족에 난색을 표한다. 심지어 국내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같은 경우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용부담금을 매년 내면서도 장애인 고용을 대놓고 꺼리기도 한다. 

고용부담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일부 민간 기업체는 장애인 한 명 당 약 30만원이라는 급여를 지급하며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 일을 전혀 시키지 않는 가짜 고용을 하기도 한다. 한 장애인 모임 커뮤니티에서는 “‘장애인 우대’라는 구인광고는 대부분 고용부담금을 내지 않기 위한 명의도용을 구하는 것일 뿐 구인광고라고 볼 수 없다”라며 기업체들의 만연한 편법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기업체에서 실제로 채용을 한다 해도 기존 장애인 등급 중 6등급에 해당하는 최 경증만 뽑기도 하고 계약직과 인턴 등 불안한 고용계약이 대부분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애인의 고용에 대한 의견 차이가 간극을 좁히지 못한 현실을 두고 인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와 춘천교육지원청(교육장 이영섭)은 장애인 고용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 11일 춘천시청에서 ‘세상을 바꾸는 작은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21세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현대무용수 김용우 씨의 무용 공연과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콘서트가 시작됐다. 그는 “무용을 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됐고 장애는 조금 다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18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 성화 봉송 주자였던 한민수 씨는 2살 때 찾아온 류마티스성 관절염으로 걷지 못하고 염증이 심해져 다리를 절단하게 된 사연과 하키 선수로 인생 2막을 살게 된 사연을 전했다. 

춘천 소재 교사들이 다수 참여한 이날 행사를 준비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장애학생에게는 자신감을, 친구들에게는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우리와 같다는 평등한 마음’을 가르쳐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히지 않도록 교육에 힘쓰길 바란다”며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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