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항일투쟁을 했던 선열들을 기리고 그들의 뜻을 이어받자”

강원행복경제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16일 춘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도민들을 대상으로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제안했다.

운동본부는 “강원도에서 항일투쟁을 했던 선열들을 기리고 그들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강원행복경제운동본부는 춘천시청에서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제안했다. 사진=춘천시
지난 16일 강원행복경제운동본부는 춘천시청에서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제안했다.       사진=춘천시

명성황후 시해 사건으로 시작된 의병운동 가운데 춘천에서 있었던 대표적인 운동은 1908년 시작된 ‘서울 진공 작전’이다. 

운동본부는 향후 기념관을 건립한 뒤, 이곳에 선열들의 유품·일제의 고문 기구·기록물·사진 등을 모아 보존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독립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도내 운동가들의 서훈을 중앙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독립운동가 유가족 및 독립운동비 찾기도 진행할 예정이다. 

운동본부 유남선 회장은 “자기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도록 기념관을 건립하는 일에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원행복경제운동본부의 제안문 전문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관한 공개제안서

존경하는 강원도민여러분!

2019년 올해는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한 해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속에서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시대의 징표를 성찰하며 미구에 실현될 평화와 번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일체감을 형성해야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1919년 3월 1일 오후 3시 태화관에 모인 민족대표 33인중 29인과 이보다 앞선 2시30분에 탑골공원에 모인 수천의 군중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 자주독립국임과 자유· 정의·인도·평등에 입각한 자주민임을 선포하고 평화적인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국내·외에서 일어난 비폭력 평화적 독립만세운동은 비록 즉각적인 민족의 독립을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비폭력 무저항운동에 영향을 주었으며 상해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민족사적 위대한 유산을 남겼습니다.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29인의 임시의정원 제헌의원들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삼권분립에 입각한 민주공화제와 10개조로된 대한민국임시헌장을 전세계에 선포하고 국무원을 구성했습니다.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된 것입니다. 상해임시정부는 좌·우진영을 통합하고 3개의 임시정부를 통합하였으며 영국에도 없던 여성참정권을 인정하면서 26년간 해외망명정부를 이끌어 왔음은 가히 세계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강원도에도 치열한 항일투쟁이 있었습니다. 조국의 해방과 민족의 자유·민권 수립을 위해 온몸과 마음을 다해 희생하신 선열들의 뜨거운 가슴을 기리고 그 뜻을 이어받을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강원도민여러분!

우리 강원도의 독립운동은 구한말 의병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1895년 8월 20일 일본의 낭인 오카모토가 지휘하는 일당의 자객들이 궁궐에 난입하여 국모를 시해한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으로 일어난 전기의병전쟁은 춘천 남면 습재 이소응 의병장의 제1차 서울진공작전과 동생 이경응 의병장의 제2차 서울진공작전, 원주의 이춘영 의병장의 전투와 강릉지역의 관동창의대장 민용호 의병장의 관동·관북지방의 전투로 전개되었습니다.

이 무렵 영월에서 기병한 춘천 남면 의암 류인석선생은 영월에서 호좌창의대장에 올라 제천을 진영으로하고 충주성을 함락한 후 영월, 제천, 충주, 안동, 상주 등 중서부 일대를 장악, 위세를 떨쳤습니다. 전기의병전쟁의 대표적 의병진이었으며, 의병전쟁의 정신적 지주로 활동을 하던 류인석선생은 후기의병전쟁기에는 연해주로 망명하여 1910년 6월 연해주에서 13도의군을 결성하고 도총재로써 항일전쟁을 전개하였습니다.

1905년 11월의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하고 통감부가 설치됨에 따라 일어난 중기의병전쟁기에 강원지역에서는 영월 주천의 원용석, 홍천의 박장호, 양구의 최도환, 삼척의 김하규가 의병전쟁을 전개하였습니다.

1907년 고종황제를 퇴위시키고 체결한 정미7조약으로 군대가 해산되자 일어난 후기의병기 강원지역에서는 춘천 남면 가정리의 외당 류홍석선생과 며느리 윤희순의사, 춘천 서면의 지용기의병장, 원주의 민긍호 의병장, 13도창의군 총대장으로 서울 진공작전을 감행했던 이인영 의병장의 대·소 전투가 있었습니다.

이 무렵 1907년부터 세계 최초의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 담배를 끊고 짚신과 비녀를 파는 일들이 전국적으로 전개되어 외국인은 물론 일본인들 마저 감탄했습니다. 의병전투에 참가했던 민초들은 뽕나무 활을 만들어 쏘고 목창과 괭이를 들고 적과 맞서 싸웠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선열들은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같이 존망의 기로에 처했을 때 가족을 등지고, 목숨을 바치며 의병전쟁에 앞다투어 나갔습니다.

존경하는 강원도민여러분!

강원도 최초의 3.1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3월 7일 오전 춘천공립실업학교(구춘천농고, 현소양고)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어서 3월 10일 철원읍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5월 9일 양양 만세운동에 이르기까지 80여차례에 거쳐 강원도 각지에서 만세시위가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비폭력 평화적 시위였으나 운동이 확산되고 일제의 탄압이 잔인해지자 횃불시위, 무력시위도 하였습니다. 연인원 30,000여 명이 참여하였으며, 일제의 발포와 고문으로 순국한 희생자만 35명, 체포되어 옥고를 치른 분도 260여분이었습니다.

1920년대 이후에도 강원도의 독립운동은 학생운동, 청년운동, 신간회활동, 근우회활동, 여성운동과 노동자농민들의 생존권 투쟁을 중심으로 계속되었습니다.

학생운동은 춘천농업학교의 만세운동과 독서회, 동맹휴학운동과 춘천고보와 강릉농업학교의 독서회, 동맹휴학, 춘천사범학교의 백의민족해방단이 있었으며 울진, 원주, 양양의 보통학교의 동맹휴학이 있었습니다.

춘천고보(현 춘천고)의 상록회와 독서회운동은 당시 최대 규모의 비밀결사단체로 독립운동가 양성과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조직하여 독서회를 통한 비밀지하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만주에 망명하여서 조차 지하운동을 전개하던중 1939년 일경에 발각, 12명이 투옥되고 백홍기는 옥사하였습니다. 

당시 최대 규모의 단체인 신간회 지회도 춘천, 양양, 강릉, 울진, 고성, 삼척 등지에서 결성되어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였으며 근우회 지회도 춘천, 고성, 강릉에 설립되어 여성운동을 하였습니다. 노동운동은 조선노동총연맹에 의한 노동쟁의, 농민운동은 소작인조합과 조선농민총동맹에 의한 소작쟁의가 활발했습니다.

존경하는 강원도민여러분!

100년이 지난 이제야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하고자 합니다.

늦어도 너무 늦었습니다. 선열들께 죄를 지어도 큰 죄를 지었습니다.

이 기념관은 조국독립에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얼과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며, 후손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장이 될 것이며, 과거와 오늘, 내일을 잇는 전당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선열들의 유품, 각종 기록물, 일제의 고문기구, 사진 등 모든 사료들을 모아 영원히 보존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선열들의 서훈도 중앙정부에 건의할 것이며 유가족 찾기, 독립운동비사, 숨겨진 이야기 찾기도 병행할 것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자기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고 후대들을 위한 역사공간으로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기념관을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공간이 아닌 항일역사, 독립운동의 역사 전반을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비롯해 서울에서 제주까지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강원도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되어야 합니다. 

도민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학자,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뜻있는 분들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가 구성될 것입니다.

우리 300만 도민들이 마음과 지혜를 모으고 정성을 다하여 노력하다보면 꼭 이루어 질 것입니다. 나라사랑, 후손사랑 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실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도민여러분의 건승하심과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비옵니다.

2019. 7. 16

(사)강원행복경제운동본부 

박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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