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이 해 일본의 도발은 가히 제국주의 일본의 한반도 침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도체 부문을 골라 수출규제를 통한 경제 보복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만 그치면 그나마 차악이다. 최악의 결과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다. 경제보복은 군국주의로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최종 목적지는 일본의 헌법 개정이다. 소위 ‘평화헌법’이라고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의 제9조에 담고 있는 전쟁포기선언을 폐기하고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본의 보수 세력을 결집시켜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헌법을 개정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만큼 자극적인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총리가 되고는 줄곧 헌법 개정을 주창해왔던 그의 전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언뜻 보면 한국의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아베 총리의 이른바 ‘한국 때리기’는 위안부와 강제징용과 같은 문제에 화가 나서 그랬다고 할 수 있다. 가령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지난 3일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7개 당대표가 모여 벌인 토론회 자리 아베 총리가 이야기한 발언을 두고 평가한 내용이 그 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위안부와 강제 징용은 이미 합의가 끝난 문제인데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한국의 많은 매체에서는 ‘위안부와 강제징용을 언급함으로써 분명히 이 문제가 수출규제의 발단이 되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사태 인식을 이런 정도로 해도 좋을까? 지난 4일 고시돼 오는 21일 투·개표가 진행되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기필코 승리를 하겠다고 혈안이 된 이유가 개헌에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수출통제는 단순한 경제보복조치로만 볼 수 없다. 경제 조치라면 일본 내부에서 조차 종국에는 일본도 피해자가 될 뿐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체의 주저함도 없이 통제의 단계를 더 높여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는 힘들 것이다.

압축하면 이번 아베 총리의 수출규제 조치는 경제 보복을 넘어서는 군국주의 일본건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 1910년 조선을 침탈할 때와 같이 막강한 군대로 위협하며 남의 나라 경제를 훼손시키려는 기획이다. 상황이 이러한 데, 더 한심하고 가슴 아픈 일은 구한말과 같이 매국노가 기승을 부린다는 사실이다.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한국어판 제목까지 수정해가며 일본 현지판에 한국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정말 어느 나라 신문인지 모를 일이다. 다행히 지난 18일 여야 정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 한마음으로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발표문을 내놓기는 했지만 그동안 자유한국당 여러 인사들의 발언은 마음을 무겁게 했다. 군국주의화가 눈에 보이는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라는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 ‘우리’ 춘천시민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많겠다. 당장 떠오르지 않으면 ‘춘천독립운동가 서훈 추진 범시민운동본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미서훈 독립운동가 서훈 추진에 힘을 보탤 수 있겠다. 이와 함께 강원행복경제운동본부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안한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해서도 노력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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