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직접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복더하기학교
“학부모도 같이 배우고 다시 아이들에게 베푸는 선순환 이루려고 노력”

《춘천사람들》은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과 춘천 지역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학부모회장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근화초등학교 김순녀 학부모회장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근화초등학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학교는 오랜 전통과 수많은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오래되고 낡았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저도 처음에 아이가 입학했을 때는 그런 측면에서 불만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완전히 변화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극적으로 변화한 모양이네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무엇보다 교장공모제를 통해 오신 김영록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대단했지요. 일단 저희 학교가 행복더하기학교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행복더하기학교는 강원도형 혁신학교입니다. 강원도 내 19개 초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고 춘천지역에서는 근화초, 금병초, 호반초가 선정됐어요. 질적 성장을 위해 지난해보다 올해 오히려 숫자를 줄였지요. 그저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제대로 혁신교육을 해보겠다는 거지요. 피부로 와 닿는 변화는 일단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과 현장학습 등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교육에 있어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로워 졌다는 사실이에요. 아이들의 개인적인 성향과 취향은 편차가 클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저의 아들을 예로 들면 학교생활을 좋아하지만 활동적인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학교에서 하는 화초 키우기 프로그램을 하면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화초 정도가 아니라 운동장 한쪽에 아예 텃밭을 만들었어요. 이 사진 좀 보세요. (아닌 게 아니라 사진 속에는 커다란 나무 상자가 줄지어 있었고 상자마다 옥수수, 감자, 각종 잎채소 등이 빼곡했다.) 심지어 작은 크기의 논도 있어요. 선생님들의 텃밭도 있고요. 현장학습도 다양합니다. 특히 지난번 지암리에서 했었던 농촌체험활동의 경우 서로 다른 학년이 함께 참여해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교장선생님은 전용버스를 한 대 구입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아이들의 경험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더욱 좋은 점은 학교차원에서 이런 사업에 참여하다보니 경제적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에요. 교육청이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지요.

김순녀 학부모회장.
최근 몇 년 동안 근화초는 행복더하기학교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는 김순녀 회장.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의 협조가 있어야 할 텐데요?

물론이죠. 저희는 학부모님들의 참여율이 굉장히 높아요. 대표적으로 ‘도담소리엄마’라는 모임을 들 수 있어요. 1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임인데 학년을 바꾸어가며 아침에 10분에서 15분 정도 책을 읽어줘요, 매일이요. 얼마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재미있게 듣는지 몰라요. 학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점점 커지고 있답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몽실 언니’, ‘임꺽정과 일곱 형제들’ 등의 책을 읽어주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매일 참여하신다니 대단합니다.

저는 사실 학부모회장에 자원했어요. 바꾸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학부모회가 똘똘 뭉치는 게 중요하지만 자칫하다보면 친교모임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분명히 아이들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기는 하는데 어쩌다 배보다 배꼽이 커져버린 경우지요. 과거에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지요. 저는 친목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런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들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학부모도 같이 배우고 다시 아이들에게 베푸는 선순환을 이루려고 노력했지요. ‘도담소리엄마’도 독서를 배우는 엄마들이 다시 아이들에게 베푸는 거예요. 지난번 학부모 교육에는 자발적으로 모인 엄마들이 30여 명이나 됐지요.

좋은 지적입니다. 혹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요?

네. 있어요. 춘천지역 학교에서는 최초라고 알고 있는데 ‘상상놀이터’를 만들고 있어요. 요즘 아이들이 떠나버린 놀이터, 획일화 된 놀이터에 대한 관심과 대안이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저희 학교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직접 놀이터를 디자인해서 만들고 있어요. 사진을 한 장 더 보여드릴게요. (사진에는 아이들이 구현한 놀이터 설계도가 있었다. ‘은행나무에 계단으로 올라가 짚라인으로 내려오기’, ‘짚라인으로 내려와 그물망을 건너 통나무길 걷기’, ‘동상 주변을 줄사다리로 한 바퀴 이동’ 등의 문구가 보였다.) 아이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주체성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 교육은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선생님과 우리 학부모가 주체적인 모습을 보이는 수밖에요.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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