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둘러싼 논란과 쟁점, 접점은 없는가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둘러싼 논란과 쟁점, 접점은 없는가
  • 유용준 기자
  • 승인 2019.08.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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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용량부족 여부, 비용문제 등 전반에 걸쳐 면밀히 따져봐야”
시, “증설 고려한다면 이전 불가피”…이 시장 의암호 개발 계획도 한몫

춘천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근화동에 위치한 하수종말처리장을 이전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사업은 새 하수종말처리장을 2021년 착공해 2024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총 사업비 3천억원이 예상되는 사업이다. 국비가 확보되지 않아 민간 투자를 받아 진행되며, 그에 따라 민간 업체는 향후 최장 30년간 하수종말처리장의 운영권을 가질 계획이다.

그러나 하수종말처리장의 이전을 두고 춘천의 일부 시민과 시민단체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의 이전을 강행하거나 이전을 포기한 다른 지자체들의 사례를 보지 않더라도, 이전으로 인한 여러 문제점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전이 과연 타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춘천경실련 권용범 사무처장은 지난달 《춘천사람들》 칼럼을 통해 근화동에 위치한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계획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하수처리 용량이 부족한지 혹은 앞으로 부족해질 것인지, 용량이 부족하다면 현 위치에서의 증설은 가능한지, 증설과 이전의 비용 차이는 얼마나 되는지, 악취 관련 민원은 얼마나 들어왔는지, 이전한다면 하수처리 비용 차이는 얼마나 되는지 등의 모든 관련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전 계획이 악취 문제로 인한 민원 때문이라면, 이전 대상지의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생기는 것을 수긍할지도 미지수다.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대전시와 과천시의 경우에도 이전 대상지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여수시의 경우에는 이전을 선택하는 대신 오히려 43억원을 들여 악취의 80% 이상을 감소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춘천의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비용 3천억원에 비하면 훨씬 적은 비용이다.

그러나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관장하는 춘천시 상하수도사업본부 하수시설과 역시 나름대로의 입장을 내놓았다.

지금 당장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 용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춘천시 인구 증가를 고려해 2035년까지 총 1만9천 톤의 용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시설 증설을 한다고 했을 때, 지금의 부지에서는 여러 가지 애로점들이 있다는 것이다.

28년 동안 사용된 기존의 하수종말처리장이 전국 30개의 시설 중 7번째로 노후된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백억원을 들여 기존의 처리장에 증설을 한다 해도 환경부의 수질오염총량제를 만족시킬 만큼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라고 해당 관계자는 언급했다.

하수시설과 관계자는 이어 “기존 부지에 증설을 하게 되면 처리장 내의 관사나 처리장 외의 민가를 부수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하수처리의 순서를 거스르는 형태로 증설할 수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기존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기준으로 산정된 이전 비용(추산치 3천억원)에 관해서는 “국비 확보가 불가능한 사업이라 모두 민간 투자를 받아 진행될 것이며, 이전 후의 시설 증설에 대해서는 국비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존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 용량은 일 15만 톤이다.

하수시설과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계획은 이재수 시장의 의암호 개발 사업 6~7개 가운데 2번째 사업으로, 이전 후 남은 부지에 호텔과 먹거리 센터 조성 등 부지개발을 골자로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악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하수도사업본부 하수운영과가 올해 1분기와 2분기 하수종말처리장 내외 20곳에서 악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곳에서 ‘적합’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 사업을 도맡을 민간 업체와 이전 대상 부지는 미정이다.

하수종말처리장 이전과 관련해, 어느 정도부터를 절대적 노후로 볼 것인지, 노후됐다면 신설(이전)이 필수적인 것인지, 증설의 주 이유로 거론되는 인구증가의 가능성이 실재하는지 등 여러 논제에 대해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에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과 이전을 계획하는 시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재고할 공론장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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