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가의 소소한 단상] 시인과 시낭송가의 상생적 발전을 위하여
[시낭송가의 소소한 단상] 시인과 시낭송가의 상생적 발전을 위하여
  • 김진규 (강원교육연구소 교육국장)
  • 승인 2019.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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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강원교육연구소 교육국장)
김진규 (강원교육연구소 교육국장)

박은주 아나운서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이인데, “선생님 안녕하세요? 박은주입니다 제가 틀린 전화번호를 받아 닷새 전부터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혼자 기다리고 그랬습니다.” 박 아나운서는 작년 12월 ‘재능전국시낭송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고, 올 5월에 ‘3·1운동 100주년 기념 우국시인 시 전국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나운서이자 시낭송가다.

박 아나운서는 시낭송 관련 책을 낼 계획이다. 올해 전국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시낭송가 12명을 인터뷰해 시낭송가의 삶을 조명하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시낭송을 알리는 책이라고 한다. 그중 한 명의 인터뷰이는 내가 되길 희망했다. 이미 《춘천사람들》에 쓴 글을 비롯해 여러 곳에 쓴 글을 검색하고, ‘그믐달시낭송콘서트’까지 살펴봤다고 한다. 나는 선뜻 동의했다. 

‘반기문 대회’ 공고 때부터 유심히 지켜보고 대상 수상 기사를 예의주시했으며 주변분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대화중에 공통점이 많았다. 문태준 시인이 좋아서 그의 시로 대회를 나갔던 점, 백석 시인을 좋아해 그의 시를 자주 낭송한다는 점, 좋아하는 시인을 모시고 시낭송회를 하고 싶다는 점이 그랬다. 8월 24일 춘천의 이영춘 시인을 모시고 ‘소리로 울리는 이영춘 시문학’을 계획하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미 알고 있다며, 꼭 참여하겠다고 한다. 내년 초엔 춘천의 최돈선 시인을 모시고 ‘소리로 울리는 최돈선 시문학’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날 아침, 불현듯 ‘소리로 울리는 문태준 시문학’ 계획서를 썼다. 일단 시작만 해보자고 했는데. 의외로 빨리 쓰였다. 내친김에 시낭송가 섭외까지 마쳤다. 울산/청주/세종/안산/일산/부천/서울 그리고 춘천에서 시낭송가가 함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인께서 더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계획을 보류했다.

몇 년 전부터 우정을 나누어오던 ‘인문학 스콜레’ 회원의 시인들과 시낭송회를 열어보고 싶었고, 11월 1일 ‘시의 날’을 그저 흘려보내고 싶지도 않았던 터라 ‘소리로 울리는 육근상/하재일/류지남 시문학’을 계획했다. 시인과 시낭송가·독자가 만나는, 즐거운 놀이터가 될 걸 희망하며 썼다. 육근상 시인은 《절창》·《만개》·《우술필담》, 하재일 시인은 《타타르의 칼》·《동네 한 바퀴》·《코딩》, 류지남 시인은 《밥꽃》을 낸 시인이다. 함께 의기투합해 다짜고짜, 속전속결,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계획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 6개 지역의 시낭송가 14명이 출연한다. 대부분 전국시낭송대회 대상을 수상한 시낭송가다. 게다가 임우기 문학평론가이자 솔출판사 대표가 육근상/하재일/류지남 세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해 귀띔해준다. 대전의 명상치유음악가 평산 신기용 음악가도 출연하게 됐다. 여기서 시인과 시낭송가의 상생적 발전이 나타나질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은 거다.

‘소리로 울리는 육근상/하재일/류지남 시문학’은, 11월 2일 낮 2시에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다. 시인과 독자/시낭송가/평론가/음악가가 어우러질 것이다. 시는 노래랬다. 하여 시는 노래처럼 불러져야 하고, 또 음악처럼 연주돼야 한다. 문자언어가 음성언어를 만날 때, 바로 그때 비로소 시는 현실에서 온전히 존재한다. 내가 배워서 하는 것 하나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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