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 강연, ‘아이들 놀이 허용하는 마음 가져야 한다’ 강조

순천 기적의 놀이터 조성을 총괄 기획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놀이터 디자이너 겸 놀이운동가인 편해문 씨의 초청 강연이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우리 아이들이 가고 싶은 놀이터 어떻게 만들까?”라는 주제로 춘천시정부가 주최하고 춘천시놀이터협의체가 주관한 이번 강연에서 편 디자이너는 무엇보다 먼저 ‘어린이’와 ‘놀이’에 대한 이해 없이 토건 사업처럼 그저 놀이기구를 채우기 급급한 현실을 비판했다.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 씨가 순천 기적의 놀이터 1호 사례를 설명하며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 씨가 순천 기적의 놀이터 1호 사례를 설명하며 강연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무엇이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하려고 한다. 어제 의자 위에 올라선 아이는 오늘은 책상 위에 올라가려 한다”며 부모들이 아이들의 그러한 성향을 이해하고 ‘놀이를 허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놀이는 어린이 마음속에 있으며 그것을 스스로 끄집어내서 맘껏 하는 게 놀이라고 정의했다.

결국 아이들이 가고 싶은 놀이터는 아이들이 마음속에 있는 놀이를 스스로 꺼내어 놀 수 있는 곳이라고 역설했다. 놀이터를 만드는 것은 아이들이 마음속 놀이를 꺼내지 못하게 하는 환경을 없애주고 ‘하지 마라’와 ‘도전하라’가 조화를 이루어 아이들의 창의력이 자라고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 디자이너는 놀이터 만들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 특히 아이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순천 기적의 놀이터 1호 ‘엉뚱발뚱 놀이터’ 사례를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에 위치했음에도 아이들이 찾지 않던 재미없는 놀이터였는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하여 울퉁불퉁한 야산언덕을 놀이터로 확장시키고 모래와 물장난을 맘껏 할 수 있게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연간 10만 명이 하루 평균 2~3시간 놀이를 즐기는 기적을 이루어 내었다.

편 디자이너는 성공사례를 무조건 쫓아서도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춘천 해당 지역의 자연적인 특성과 주민 성향 등이 온전히 반영되어야지 타 지역 기적의 놀이터를 베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아이와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강연 직전 시는 편 디자이너를 향후 2년 동안의 춘천 놀이터 기획자로 위촉했다. 역할은 향후 2년간 춘천시 어린이놀이터 조성계획 자문과 어린이놀이터 디자인 학교 운영과 활동 지원 등이다.

박종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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