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숙 기자
유은숙 기자

기자가 되기 전엔 지역이슈에 대한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정치사회 이슈에 대해 친구들과 뜨거운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지역이슈를 가지고 논쟁하는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기자생활을 시작하며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정책들과 이를 만들고 시행하는 사람들, 그리고 시민의 반응을 살피면서 지역이슈가 관심분야로 들어왔다. 지역이슈를 내 마당에서 일어난 일처럼 이미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보며 반성도 했다.

1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 아주 미미하게 시민과 언론, 자본과 권력의 관계가 눈에 보인다. 

언론은 수익 70% 정도를 기업과 공공기관의 광고에 의존하고 기사에 쓸 소재 또한 70% 가량을 그들로부터 얻는다. 지난 6월 ‘문화커뮤니티 금토’가 진행한 ‘언론권력’ 주제 인문학 강좌의 내용처럼 ‘돈도 주고 기사도 주는 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해 언론은 감시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었다. 

2016년 4월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언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설명하며 언론은 “‘어떤 개’가 될 것인가?”라고 물음을 던진 바 있다. 정치·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 가치를 지키는 ‘와치독(Watch Dog:감시견)’, 권력구조에 순종적인 애완견 ‘랩독’, 기득권구조 안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경비견 즉 ‘가드독’, 그리고 중요한 이유에도 눈감고 있는 ‘슬리핑 독’을 예로 들며 우리의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질문했다.

언론이 자본과 권력에서 중립성을 가지고 견제하는 ‘와치독’은 시민에 의해 길러진다. 견제기능을 게을리 하는 언론을 비판하고 와치독의 어젠더에 동의하는 시민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와치독을 길들이는 시민의 역할이다.

인터넷 트래픽을 70%나 차지하는 네이버나 인터넷TV는 자극적인 이슈로 청취자를 잡아두려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이슈는 국회의원의 싸움이나 대형 연예인의 가십이 아니다. 내 아이 학교는 어떤 급식을 주는지, 춘천시의 문화혜택은 어떤 것이 있는지, 복지혜택, 주택정책, 저출산정책은 어디까지 미치는지, 수시로 열리는 축제의 총 예산은 얼마인지, 시 살림의 규모와 씀씀이는 어떤지에 대한 이슈들이 내 삶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사안들이 바른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화목한 가정이 모여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듯이 지역주민의 감시로 잘 만들어진 지자체들이 모여 국가 발전을 이룬다.

부모가 되는 것도 교육이 필요한 시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질문할 수 있다. 춘천은 시민이 주인이라니 주인역할을 다하기 위해 배워야 하겠다. 그리고 권력의 감시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이슈를 전하는 올바른 지역 언론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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