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평2동 첫 주자…100명 넘는 인원 참여 큰 관심
사전투표 30%, 현장투표 70% 반영…2개 안 최종결정

후평2동 주민자치회가 지난 3일 후평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총회를 개최함으로써 춘천에서도 본격적인 주민자치 시대가 막을 열었다.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춘천시가 시범적으로 조직한 관내 8개 읍·면·동의 ‘주민자치회’ 가운데 가장 먼저 후평2동이 주민총회를 시작했다.

주민총회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마을계획을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주민들은 주민자치회 분과위원회에 의해 선정된 몇 가지 마을계획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가운데 실행코자 하는 마을계획을 직접 결정한다.

지난 3일 열린 후평2동 주민총회. 춘천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최근 들어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시작되고 있는 주민총회는 1988년 지방자치법이 부활한 이래 모든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지난 3일 열린 후평2동 주민총회. 춘천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최근 들어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시작되고 있는 주민총회는 1988년 지방자치법이 부활한 이래 모든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후평2동 행정복지센터와 주민자치회 측은 후평2동 주민 1만5천 명 가운데 법정 정족수 0.5%를 성원으로 고려하고 주민총회를 개최했으나,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주민총회에 대한 예상보다 큰 관심을 보였다. 석사동, 강남동 등 주민총회를 앞두고 있는 다른 읍·면·동 관계자들이 견학을 오기도 했다.

이번 주민총회에서는 그간 분과위원회가 선정한 마을계획안 4건에 대해 제안자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한 숙의과정을 거친 후 주민 투표를 통해 최종안을 결정했다.

운영분과위원회에서는 ‘내가 먼저 인사해요 캠페인’을 추진하자는 마을계획안을 내놓았다. 주거지역 기능을 하는 후평2동의 특성을 반영해 이웃 간 소통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안건이었다.

복지분과위원회에서는 마을계획안으로 ‘우리 동네 초록마을 만들기’와 ‘방가방가 방학놀이터’를 내놓았다. ‘우리 동네 초록마을 만들기’는 다른 지역보다 공원·놀이터가 적은 후평2동의 상황을 고려해 마을 산책로를 개발하고, 방치된 공원과 놀이터를 정비하며, 자투리땅을 활용해 공원을 확충하자는 안건이었고, ‘방가방가 방학놀이터’는 맞벌이 가정으로 인해 방치되거나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다녀야 하는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의 돌봄을 위해 방학 때만이라도 관내 작은도서관 등을 활용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취지의 안건이었다.

문화분과위원회에서는 ‘후평2동 행복 돗자리 장터’를 마을계획안으로 내놓았다. 관내 부안초등학교 등의 부지를 활용해 지역 상인과 지역 소비자의 상생을 위한 하나의 축제를 만들자는 안이었다.

분과위원회의 발표 후 많은 주민들은 각 안건에 대해 질문뿐 아니라 의견을 제출하고 때론 반론도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최종적으로 2가지 안을 결정하는 과정은 공개 거수투표로 이루어졌다. 주민총회 이전에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미리 길거리 사전 투표가 이뤄진 바, 사전투표 결과가 30%, 주민총회 현장투표 결과가 70%의 비율로 반영됐다.

이날 현장투표에서는 ‘우리 동네 초록마을 만들기’와 ‘후평2동 행복 돗자리 장터’가 주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고 사전투표 결과도 비슷하여, 두 가지 안이 최종 마을계획안으로 채택됐다. 세부적인 사안과 예산안 등은 향후 주민 숙의과정과 주민총회 등을 통해 구체화해 나갈 전망이다. 후평 2동에 이어 지난 7일에는 근화동에서도 주민총회가 열렸다.

유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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