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런치 ‘더 나은 버스 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 공론장’ 열려
‘불친절 기사, 무례한 승객’ 문제…“쌍방향 의식개선 이뤄져야”

춘천시 청소년들이 직접 시내버스 기사를 만나 버스문화 및 시설에 대한 개선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행사가 지난달 31일 춘천시청에서 개최됐다. 

먼저 녹색시민협동조합 측의 현재 상황과 목표에 대한 간단한 보고가 있었다. 조합측은 “버스회사가 파산위기였는데 회사의 방만한 경영과 재정문제가 겹쳐있었고, 기사님들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으로 전환 중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업무와, 민원에 시달리는 기사님들의 입장과 불편을 토로하시는 시민들의 입장을 꼼꼼히 챙기려고 노력했다. 이런 공론장들을 통한 시민들과 기사님들의 소통을 계기로 삼아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이해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소년들과 기사들은 한 목소리로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청소년들과 기사들은 한 목소리로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춘천이 고향이라는 근무 경력 6년차인 이원식 기사는 “관심을 가져주니까 좋았다. 그동안 기사입장에서 누구도 봐주지 않았는데 직접 학생들이 오니까 너무 좋았다. 현실을 알려고 와서 서로 의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기주장만 하는 곳은 많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나누려는 자리는 드물다. 매우 뜻깊은 자리라고 생각하며 학생들이 기특하다”고 덧붙였다.

시민공론 제안자인 신혜림 학생은 “설문조사와 인터뷰 조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시내버스 문제의 대부분이 에티켓 문제와 시설, 배차의 문제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시설과 배차 문제는 물리적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에티켓 문제는 의식개선이 필요하다. 버스측 에티켓 문제는 불친절, 하차 벨을 눌렀음에도 멈추지 않는 일, 과속운전 등이 있었고, 승객 측 에티켓 문제는 음주 승객, 무례한 승객(특히 어린 학생들이 많다), 핸드폰을 하느라 승하차를 못했다고 화를 내거나, 음료를 들고 버스를 이용하는 행위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분임별로 더욱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박동문 기사는 “기사가 아니면 모르는 스트레스가 많다. 가령 일부러 손잡이를 안 잡는 사람들이 있다. 사고가 날까봐 예민해져서 욕이 나오기도 한다. 자기 몸을 가눌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행동을 하겠지만 기사의 입장에서는 정말 스트레스를 받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이도희 학생은 “이따금 어르신이나 학생 등 힘없는 승객에게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하는 기사도 있다. 그런 공포분위기가 조성되면 정말 무섭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오간 후 분임별 해결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제시된 방안은 크게 시민과 기사 상호간 배려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영상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할 것, 소통과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이런 형태의 토론장을 지속적으로 열 것, ‘먼저 인사하기’, ‘차내 질서 유지하기’, ‘기사님 응원하기’ 등의 캠페인과 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역량강화교육 등이 제시됐다. 그밖에 불필요한 정류장 철거, 불법주차 단속강화, 버스정류장에서의 택시 승차 금지 표지판 설치 등도 제안됐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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