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천 (녹색평론 춘천독자모임 회장)
양종천 (녹색평론 춘천독자모임 회장)

어떻게 대중교통 춘천시민버스가 새롭게 운행을 준비하면서, ‘시’만 탑승을 시키고 ‘민’은 걷고 뛰게 하는가? 현재 일부 도색이 진행되어 달리고 있는 춘천시민버스의 한글 이름 디자인을 보면 ‘시’만 담고 ‘민’은 담지 못하고 있다. ‘시민’을 그 안에 품은 버스가 달려야 하는데도 말이다.

만약 이것이 타당하고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나 자신도 자유롭지 못하다.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의 부이사장이고, (주)춘천시민버스에서 감사의 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고백과 반성을 하는 것은 때로 우리의 논의와 검토가 ‘누군가의 일방적인 의견대로 결정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물음과 함께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자 함이다. 그 일방이 나 자신은 아니었는가 혹은 그 일방이라는 상대의 주장을 돌아보게 하고 살피게 하는데 주저함이 있었는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방식으로 춘천의 대중교통을 전환해서 시민의 발과 지역의 흐름을 제대로 새롭게 하고자 다짐하며 춘천녹색시민협동조합을 설립한지 1년이 지났다. 1년이라는 시간이 엄청 긴 시간이라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 뜨거웠던 하루하루였고, 아직도 그 뜨거움이 조금은 따뜻함으로 전환되어 지속되고 있지만 더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은 채 춘천시민버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함께 한 협동조합 발기인, 조합원, 승무원 등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정 어린 질책이 있어 가능했고, 이러한 관심과 응원으로 이후의 난관도 이겨내리라 본다. 그래서 마을버스 차량출고 지연 등으로 9월로 예견되었던 버스노선개편이 지연될 수 있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송구할 따름이다. 그래도 50년을 기다렸는데, 두어 달을 못 기다릴 시민은 없을 것이다. 두어 달이 아니라 이삼 년을 더 기다려서라도 춘천지역이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걷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되고 그래서 작금의 교통체증이 사라진다면 그보다 더 좋고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실행해야 하는 당사자로서 그 결과마저도 관리해야 하는 책임자로서, 버스의 한글이름 디자인에서 느끼는 아쉬움보다 진정한 대중교통의 의미를 지역에 실현해 내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다시금 되새겨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고백 아닌 고백과 반성을 해 본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왜, 시만 품에 안고 민(시민)을 보듬어 안아 모시는 버스를 그려내지 못했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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