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마주하기] 넘쳐나는 ‘먹방’시대 늘어나는 음식문맹자
[학교교육 마주하기] 넘쳐나는 ‘먹방’시대 늘어나는 음식문맹자
  • 홍순미 (금병초 영양교사)
  • 승인 2019.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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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미 (금병초 영양교사)
홍순미 (금병초 영양교사)

먹방은 2000년대 후반부터 쓰이기 시작한 ‘먹는 방송’의 줄임말입니다. 요즘 TV를 켜면 높은 시청률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먹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간생활의 3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 중 하나이니 왜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 중 ‘의’와 ‘주’는 이미 타인의 손을 빌린 지 오래고 그나마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식’이니 더더욱 그러리라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식’은 자신의 의지와 행동에 의해 컨트롤할 수 있는 상태이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요즘은 즉석식품이나 배달요리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위협받고 있습니다.

내가 사 먹는 음식에 들어간 식재료는 어디서 왔는지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지도 못한 채 맛과 외형만으로 음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소위 ‘음식문맹자’라고 합니다. 음식을 먹으면 몸속에서 영양소로 분해되어 내 몸 구석구석을 구성하고 지탱합니다. 음식은 내 몸의 일부 인 셈이지요. 이처럼 중요한 음식을 정체도 모른 채 내 몸 안에 넣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달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를 깨닫기 위해서는 그와 연관된 교육이 뒤따라야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과정에는 먹는 것에 관한 교육이 부족합니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급식을 먹으면서도 정작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닙니다. ‘네가 먹는 것이 바로 너 자신이다’라는 말처럼 ‘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매일 반복되는 인생의 근간이 되는 행위이므로 사람마다 음식을 대하는 철학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음식문맹자가 아닌 ‘음식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음식시민은 이런 사람입니다. ‘의식주’가 아닌 ‘식의주’라 생각합니다. 음식에 대한 가격보다 가치를 우선합니다. 인간이 누려야 하는 식량주권에 대해 고민합니다. 먹거리의 근간이 되는 농업에 관심을 둡니다. 직접 조리합니다. 조리를 하면 음식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달라집니다. 또한, 음식에 대한 새로운 변화에 참여합니다. 현대 식생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채식운동, 슬로푸드 운동, 로컬푸드 운동, 빈그릇 운동 등에 참여하지요. 내가 지금 먹는 것이 공익적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됩니다. 음식시민의 이러한 일련의 것들은 바른 먹거리 교육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학교에서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이 먹는 음식을 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이제는 학교급식의 기초적인 수준을 벗어나 교육급식으로 가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제되지 않은 수많은 ‘먹방’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을 음식시민 교육으로 구해내야 하는 것이 교육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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