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독서동아리 ‘있는 사람들’, "우리 모두가 마음에 방 하나씩 더 들일 수 있길"

한 도시가 함께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건, 한 도시가 같은 경험을 통해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일이다.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를 함께 읽은 우리는 은주 가족의 고통에 함께 분노하고 아파했으며, 연우의 가슴 시린 성장 과정을 애달픈 마음으로 응원했다. 

힘든 시간을 감당해나가는 ‘모리’와 자신의 두려움을 직면하는 ‘마루’를 보며 안타까웠고, 장애를 품고 사는 ‘크레마’의 아픔과 용서와 화해로 삶을 마무리하는 ‘복동이’의 죽음에 눈물지었다. 

하지만 우리는 또 알고 있다. 책을 떠나 현실로 돌아온 우리는 나와 다른 타인을 받아들이는 일이 때때로 힘들다. 슬픔과 아픔을 나누는 일에 둔감해지기 일쑤고, 서로를 탓하며 아우성치는 불통의 현실은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욕심내지 않는다. 그저 이 책을 읽은 우리 모두가 마음에 방 하나씩 더 들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우리가 사는 춘천이 조금이나마 더 따뜻해진다면, 이것이야말로 한 도시 한 책 읽기가 주는 기적 같은 선물이 아닐까?

현정희(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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