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보험가입 의무화, 기존 보험료의 5~6배 인상 수준

중국에서 온 유학생 A(22) 씨는 최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2021년 2월부터 대폭 인상된 건강 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내야한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소액의 건강보험료를 내고 보험에 가입한 뒤 비싼 치료를 받고 다시 출국하는 이른 바 ‘진료비 먹튀’가 문제가 되자, 정부는 6개월 이상 국내 체류 외국인,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의무 가입 정책을 7월부터 실시중이다. 유학생은 유예기간을 둬 2021년부터 국민건강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재정 확보와 ‘진료비 먹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들에게도 전년도 내국인 평균 보험료인 11만3천50원을 동일하게 책정했는데, 이는 소득이 내국인에 비해 70% 수준인 외국인 체류자들에게 불합리한 산정 방식이라는 것이다.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피부양자 범위도 내국인에 비해 엄격해 성인 자녀가 있다면 각각 따로 가입을 해야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유학생들은 보험료의 50%를 감면해주고 2021년 3월까지 의무 가입 기간을 연장해주었다. 그러나 한림대학교 국제팀 관계자에 따르면, ‘아무리 감면과 연장 혜택이 있어도 기존 보험료보다 거의 6배나 올라 유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공부를 하러 먼 곳까지 온 학생들도 보험료를 체납하게 되면 고액의 의료비를 전부 본인이 부담하거나 심지어 체류가 제한되어 학업을 마치지 못할 수도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학생을 유치해야 하는 각 대학들은 이번 보건복지부의 조치에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장기 체류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정책이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용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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