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토론회…공동체 활성화 방안 모색
‘층간소음 전문 상담가 육성해 갈등 해결’ 등 의견 쏟아져
시, “의견 검토해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춘천시가 (사)한국아파트연합회 춘천지부(이하 춘아연)와 함께 주최한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지난 8일 춘천시청 민방위교육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아파트 최고 의결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연합체인 ‘아파트연합회’와 마을 자치 문제를 주관하는 시민주권담당관실이 힘을 모아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토론회에는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들과 일부 입주민이 모여 강의를 듣고 밤늦도록 활발하게 토론을 전개했다. 춘천지역 아파트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이 토론의 중심 주제였다.

참석자들의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진행된 1부의 주제 강연에는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김승희 교수가 나섰다. 주거복지 등을 전공한 김 교수는 “아파트 주민운동이 주권확보운동에서 자치관리운동을 거쳐 생활문화운동으로 변화해 왔으며 현재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운동은 생활문화운동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동체 운동으로 확대되어 가야할 것이며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 “아파트 공동체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등에 이르기까지 보다 적극적인 방식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또 성공적으로 아파트 공동체를 구성한 사례를 들면서 “이 자리가 아파트 공동체 운동이 춘천에서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시청 민방위교육장에서 밤늦게까지 진행된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토론회 모습.
지난 8일 시청 민방위교육장에서 밤늦게까지 진행된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토론회 모습.

2부 토론 프로그램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펼치면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발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첫 발표자인 트루엘 아파트 팀은 “근로자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가을 체육대회를 구상했다. 주민뿐만 아니라 관리자와 아파트 내에 자주 드나드는 택배기사님 등 모든 이웃을 아울러 체육대회를 열면 훨씬 더 소통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 주차장과 엘리베이터에서 주민이 방송 일일 DJ가 되어 클래식 음악과 함께 자유로운 방송을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발표했다. 

e편한 세상, 그랜드 아파트 팀은 “플리마켓을 통해 아파트뿐만 아니라 근처 주민들도 함께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의견과 아파트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현대, 개나리, 퇴계주공2단지 아파트 팀은 “아파트 내 경로잔치와 재롱잔치를 결합한 행사를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개나리 아파트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사람이 들어갔을 때 자동으로 분리수거 방법에 대한 안내방송이 나와 분리수거율이 크게 좋아졌다고 한다. 이를 확대 설치하는 것도 좋겠다”고 발표했다. 

한신 아파트 팀은 “연합회가 활발하게 활동하려고 해도 공문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에서 직접 발송하는 등 연락망 강화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양우, 보배 아파트 팀은 “의식변화가 우선이다 무엇보다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한성, 한진, 롯데캐슬, 미소지움, 포스코 아파트 팀은 “아파트에서 주민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층간소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 자체 내에서 해결이 잘 안 된다. 연합회가 시의 지원을 받아 층간소음 상담 전문가를 육성해서 직접 방문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금호, 한진, 청와 아파트 팀은 “근화청와아파트의 경우 공간이 부족하다. 모일 마음이 있지만 주민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퇴계금호아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내 사유지가 2천여 평이나 있는데 아무런 쓸모도 없이 놀고 있는 땅이다. 노인복지회관 등으로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인 자리다. 소통의 공간을 시가 적극적으로 마련해줬으면 한다. 요선동 한진 아파트 경우는 길이 협소하여 화재 시 소방차가 진입도 할 수 없다. 차 없는 거리와 주차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발표했다.

춘아연 변보용 회장은 “춘천시에 140여 개의 아파트가 있다. 3명 중에 2명은 아파트에 거주한다. 아파트 입주자들이 공동체를 꾸리는 데 앞장선다면 춘천시가 변화할 것이다”라면서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던 연합회를 재탄생시켜 입주자들의 불편을 줄이고 갈등을 해결하는데 역할을 다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오늘 발표한 의견과 이후 연합회를 통해 전달되는 의견을 검토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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