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종이신문의 수명, 뉴스생산자들에게 달렸다
[기자의 눈] 종이신문의 수명, 뉴스생산자들에게 달렸다
  • 박종일 기자
  • 승인 2019.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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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일 기자
박종일 기자

스마트폰과 SNS만 있으면 궁금한 모든 뉴스와 각종 생활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종이신문에 손끝도 닿지 않고 지나는 일이 허다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신문의 정기구독률은 1996년 69.3%에서 2018년 9.5%로, 열독률은 1996년 85.2%에서 2018년 17.7%로 조사됐다. 그런데 결합 열독률(지난 한 주간 신문기사를 5가지 경로 즉 종이신문, PC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휴대전화, IPTV 중 1가지 이상에서 이용했다는 응답 비율)은 최근 5년간(2014년 78.0%, 2015년 79.5%, 2016년 81.8%, 2017년 79.0%, 2018년 79.6%)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종이신문의 구독률과 열독률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신문기사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용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종이신문의 위기를 걱정하지만 여전히 신문이 살아남을 근거이다. 

지역의 예술가들과 시민들이 전시회나 문화행사를 열 때면 신문에 실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락해 오는 일이 많다. 기사화 된다는 것은 검증된 정보이고 함께 고민해봄직한 사안이라는 자격을 부여받는 것이다. SNS나 블로그만 열심히 뒤져도 금방 알 수 있는 정보가 굳이 기사로 작성되길 바라는 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신문에 가졌던 신뢰의 정서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기자들은 그들이 힘들게 준비한 전시와 행사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세심하게 다룬다.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는 정보성 기사가 이러한대 정치·사회적으로 갈등이 심한 일들을 다룰 때 그 책임감의 무게가 얼마나 클지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38개국의 언론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이 조사에 포함된 이후 4년 연속 38등으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종이신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기자를 비롯한 만드는 사람들의 책임이다. 굳이 최근의 시끌벅적한 사안을 논하지 않아도 된다. 불과 몇 년 전 이 땅의 대다수 언론은 시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바 있다. 아쉬운 점은 스포츠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는 퇴장당하지만 언론시장에서 레드카드는 시간이 지나면 떨어져 사라지는 낙엽처럼 가벼이 여겨진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바람은 모든 뉴스 생산자들이 마음속 책갈피에서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그 낙엽을 보고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뜨금거리는 것이다. 그래야 종이신문의 수명이 조금 더 길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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